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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관세청의 면세특허 경쟁입찰에서 떨어져 사업권을 잃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면세점은 사업 재개를 노린다. 현대백화점(069960)은 오랜 숙원을 반드시 이루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3차 면세 대전은 ‘1인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일선에 복귀한 최신원 SK네트웍스(001740) 회장, 면세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대기업 오너 일가가 후방에서 전폭 지원을 하며 최종 결과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SK·현대百, 대기업 3곳 배정된 특허 가능성 커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은 정부가 대기업 3곳에 배정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따낼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3곳은 관세청이 지난 29일 정책 발표를 한 후 곧바로 입찰에 참여하겠다며 공식입장을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세계 3위, 국내 1위 면세사업자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춰 외생변수만 없다면 특허를 따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오는 6월 30일 특허만료로 문을 닫아야 하는데 하루라도 빨리 사업을 재개해야 하는 입장이다.
SK네트웍스는 24년의 면세사업 노하우와 서울에서 유일하게 동남권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 카지노를 보유해 갖춘 차별화된 경쟁력 등이 강점이다. SK워커힐면세점은 오는 16일 문을 닫아야 하는 만큼 시일이 더 촉박해 특허를 반드시 재획득하겠다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경쟁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입지로 내세우며 특허 획득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랜드가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이유로 참여가 어렵다는 점을 호재로 여기고 있다. 예상치 못한 제3의 경쟁자만 없다면 특허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동빈·최신원·정지선, 오너 일가의 승부수는
3차 면세 대전은 대기업 오너 일가의 자존심 싸움으로 확장될 기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약속한 호텔롯데의 상장을 위해서라도 면세특허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면세사업은 호텔롯데의 매출에서 80% 이상을 차지하는 등 큰 비중이다.
지난 3월 17년 만에 SK네트웍스에 복귀한 최신원 회장은 경영인으로서 첫 시험대에 오른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 창립 63년을 맞아 본사 로비에 최종건 창업 회장의 동상을 설치하는 등 창업정신을 일깨우며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최 회장이 구성원들과의 상견례에서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사기를 높이는 데 힘을 기울이고, 회사를 탄탄하고 굳건히 만들겠다고 했다”며 “면세특허도 이런 차원에서 강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지선 회장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숙원사업인 면세업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7월 발표한 관세청 경쟁입찰에서 고배를 마셨다. 관세청이 이번에 대기업에 3곳을 신규 특허를 배정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정 회장뿐 아니라 그룹의 모든 구성원들이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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