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약손명가 회장은 기자와 만나자마자 대뜸 이같이 말했다. 조금 놀랐지만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체 “그런 편이긴 한데, 어떻게 아세요?”라고 물었다. “눈이 좀 피곤해보이기도 하고, 함몰돼 있거든요. 눈에는 신경이 가장 많이 몰려있기 때문에 피로하면 가장 먼저 신호가 옵니다. 평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나보네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현대인이 있을까’ 싶으면서도 자신 있고 구체적인 대답에 어쩐지 신뢰가 간다. 이 회장은 약손명가의 최우선 목표가 건강이고, 그 다음이 예뻐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건강하고 예쁜 게 최고의 건강이다. 예뻐진다는 것도 꼭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성형한 것처럼 예쁜 게 아니라 그 사람의 개성을 돋보이게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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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이 골기 테라피를 창안하게 된 건 대학시절 세계 각국의 테라피를 공부하면서부터였다. 유럽은 림프, 중국은 경락, 태국은 타이 등 각 나라마다 유명한 마사지가 있었는데 모두 뼈는 건드리지 않고 근육만을 만지는 방식이었다. ‘왜 모두 뼈를 피하는걸까’를 연구하던 끝에 뼈를 건드리면 통증이 있기 때문이란 것을 알게 됐고, 통증을 찾아 없애주는 방법으로 1979년 골기 테라피가 개발됐다.
이후 골기 테라피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이 회장은 경남 창원의 마사지숍을 운영하는 한편 서울에서 피부관리사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게 됐다. 당시 강의는 워낙 인기가 있었는데, 김현숙 공동 대표는 저서에서 “일단 한번 배우고 나면 좀처럼 배웠던 교사나 내용을 이야기하지 않는데, 골기 테라피와 이 회장님에 대해선 달랐다”며 “오래도록 기억하고 이야기하는 걸 듣고 뭔가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미용과 접목시킨 현재의 골기 테라피가 도입된 건 2005년부터다. 당시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던 김 대표의 제안으로 체인사업에 관심을 두게 됐고, 2006년에 서울 청담동과 수유동에 문을 열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이 시작됐다. 약손명가가 점차 대표적인 테라피 브랜드로 자리잡게 되면서 국내 피부관리숍 앞에는 ‘얼굴 축소’나 ‘얼굴 비대칭 관리’ 등의 문구가 자연스레 붙게 됐다.
설명을 듣던 중 문득 짓궂은 질문이 떠올랐다. “요즘엔 사업 초기에 비해 효과가 떨어진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단번에 고개를 흔든다. “처음에 관리 안하던 상태에서 관리를 받았을 때는 효과가 좋았겠죠. 하지만 분명 그 분은 현재 예전보다 예뻐진 상태일 것이고, 그 때문에 효과가 덜하다고 느끼는 겁니다. 효과가 처음만 못하다는 건 말이 안됩니다.”
이 회장이 이렇게 자신하는 데는 꾸준한 품질 관리가 있기 때문이다. 약손명가는 1년 이상 근무해야 지점을 낼 수 있다거나 관리사 1명당 고객 수가 6명이 넘으면 신규 고객을 받지 않는 등의 원칙이 있고, 서비스 품질 관리를 위해 직원 교육에 상당히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입한다.
직원 개인 차원으로는 한 달에 1~2번 실기시험으로 실시 되는 실력 테스트와 필기시험인 서비스마인드 테스트를 치르고, 2개월에 한 번씩 도서를 지급한 뒤 독후감을 쓰게 하는 등 교양도 쌓을 수 있게 해준다.
직원들에 대한 보상은 상당히 후한 편. 약손명가 직원들은 4년을 일하면 매니저가 되고, 6년 동안 한 지점을 운영하면 해당 지점을 주는 제도를 갖고 있다. 지점 차원에서는 한달 목표액을 설정해두고, 이를 달성하면 해당 지점 직원들에게 50만 원씩 나눠준 뒤 정해진 시간에 특정 백화점에서 자신만을 위해 모두 쓰게 한다. 왜 내가 성공해야 하는지 돈을 써보면서 목적의식을 갖게 해주기 위해서다.
그 덕분인지 지난 3년간 약손명가의 매출액은 꾸준히 500억 원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매출을 늘리기보다는 국내외 지점 확대와 사업 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약손명가는 최근 또 한 곳의 지점이 문을 열면서 국내 77개 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해외에선 지난 7월 문을 연 중국 난닝지점을 비롯해 일본과 미국, 필리핀 등지에서 1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해외지점의 경우 고객의 90% 이상이 현지인인데, 일본지점의 경우는 한류열풍을 타고 눈에 띄게 급성장하고 있다.
이 회장은 앞으로 2~3년 내에 코스닥 상장 계획도 갖고 있다. 특별히 닮고 싶은 롤모델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회장은 “그보다는 정직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사업을 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돈을 보고 쫓아가면 사업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 회장은 “‘약손’이란 말은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있는 말”이라며 “배우지 않아도 엄마가 아이의 아픈 배를 문질러주면 낫듯이, 약손명가도 약손으로 통증을 완화시키고 건강하게 만들어주면서 골기 테라피를 인도의 요가처럼 만드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이병철 회장은..
1979년 경남 창원(당시 마산)에서 골기법을 창안, 약손명가를 설립했고 2005년 골기법과 피부미용 관리를 접목한 골기테라피를 개발했다. 2007년에는 중국 에스테틱 협회에서 초청강연을 가졌고, 2008년부터는 일본 방송과 언론에 골기 전문가로 출연하고 있다.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 트리니티 유니버시티에서 한의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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