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스 前 미국 대사, 남다른 자전거 사랑

세종문화상 상금 중 1천만원 기부
사이클연맹, “불우 청소년, 자전거 보급에 사용"
  • 등록 2013-05-15 오전 10:33:09

    수정 2013-05-15 오전 10:33:09

대한사이클연맹 구자열 회장(왼쪽)과 스티븐스 전 미국대사가 기부금 전달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S그룹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캐슬린 스티븐스(한국명 심은경) 전 주한 미국대사가 세종문화상 수상으로 받은 상금 3000만원 중 1000만원을 한국의 자전거 문화 확산을 위해 써달라며 대한사이클연맹에 15일 기부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지난 1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제 32회 세종문화상 한국문화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세종문화상은 1982년부터 세종대왕의 한글창제 정신을 기리고자 민족문화 창달에 업적을 남긴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최초의 여성 주한 미국 대사이면서 한국말이 유창한 최초의 미국 대사로 누구보다 한국문화를 잘 이해하는 대사로 손꼽혔던 스티븐스 전 대사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했다.

퇴임 후 인터뷰에서“미국으로 돌아가면 가장 큰 걱정이 한국 음식을 자주 못 먹게 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한국 사랑이 각별했던 그는 자전거 애찬론자로도 유명하다. 2011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축하하기 위해 90일간 서울에서 전남 진도까지 700여㎞를 자전거로 달렸는가 하면 작년 6월에는 4박 5일간 양평에서 부산까지 이어진 자전거길 국토종주 633km를 완주하며 이 분야 최초의 외국인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자전거를 통한 여행은 한국 속으로 들어가 평범하고 다양한 한국인을 만나며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아름다운 자연과 훌륭한 인프라를 가진 한국에 자전거 문화가 더 확산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번 기부는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구자열 LS회장과 스티븐스 전 대사와의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한국 재임시절 역시‘자전거 매니아’로 알려진 구자열 회장과 ‘서울~진도 사이클투어’, 강원도 정선-함백산라이딩 등 수차례 라이딩을 함께 했다. 퇴임 후인 지난 해 6월에도 한국을 방문해 양평~부산 자전거길 국토종주 라이딩을 함께 하는 등 자전거로 이어온 관계를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그는 퇴임 시 재임기간 동안 한국에서 탔던 자신의 자전거를 대한사이클연맹에 기증하기도 했다.

대한사이클연맹은 스티븐스 전 대사가 기부한 기부금은 불우 청소년들을 위한 자전거 보급과 교육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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