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뭐? 해피밀 장난감을 받고 싶으면 10센트를 더 내라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맥도날드가 해피밀 세트에 제공되는 무료 장난감을 1일(현지시간)부터 10센트를 받고 팔기로 결정했다. 어린이들의 주머니를 털려는 상술의 극치라는 비난이 쇄도할 것이 뻔한데 왜 이런 무리수를 둔 것일까.
사정은 이렇다.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은 지난해 8월 음식물에 지방이나 설탕, 소금이 너무 많이 들어 있을 경우 장난감을 끼워팔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미국에서 최초로 통과시키고 이번 달 부터 시행한다. 어린이들이 장난감을 받고 싶어 햄버거 같은 열량이 높은 음식을 사 먹는 현상을 줄이려는게 목적이다.
샌프란시스코 시는 계속 장난감을 무료로 제공하려거든 음식 열량과 나트륨 함유량을 낮추라고 음식 판매업체들에 권고했다. 그러나 사실상 이 법안은 해피밀 세트에 장난감을 끼워파는 맥도날드를 겨냥한 법안이라는 분석이다.
시가 음식업체에 권고한 열량과 소금 함량 기준은 각각 600㎈, 640mg 이하다.
그러나 맥도날드는 시 당국의 권고를 따를 경우 햄버거 맛이 변할 수 있다며 장난감을 10센트에 팔기로 하는 우회전략을 택했다. 10센트를 받고 장난감을 판다면 법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해피밀 판매량이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
맥도날드가 이러한 전략을 택하자 시 당국은 즉각 반발했다.
법안 제정을 이끈 에릭 마 샌프란시스코 감독관은 "이번 법안은 맥도날드 같은 대형 체인이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함을 주지시키는데 목적이 있었다"며 "그러나 맥도날드는 상술로 이를 비켜갔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맥도날드 매장 10개를 소유한 스콧 로드릭은 "법의 준수와 소비자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내린 합리적 결정"이라며 "향후 장난감 판매 수익금은 샌프란시스코 내 아픈 어린이들과 그 가족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