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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펠헴 123=전형적인 할리우드 액션 스릴러다. 뉴욕 지하철 납치라는 흥미로운 소재로 스릴과 감동, 액션을 적절히 조화시켜 잠시도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우선 이 영화는 존 트래볼타와 덴젤 워싱턴이라는 대형배우들의 카리스마에 많이 의존한다.
존 트래볼타는 뉴욕 지하철을 납치한 잔인 무도한 악당 라이더, 덴젤 워싱턴은 얼떨결에 뉴욕 시민들의 목숨을 책임지게 된 기관 배차원 가버 역을 맡았다. 50대 중반이라는 나이 때문에 예전과 같은 화려한 액션 연기는 선보이지 못하지만 탄탄한 연기력으로 팽팽한 심리대결을 형상화해낸다.
아쉬운 점도 있다. 완성도는 뛰어나지만 주연배우들의 나이 때문인지 요즘 블록버스터들에 비해 볼거리가 다소 부족하다. 젊은 관객들이 보기에 심심해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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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래그 투 헬=공포영화의 전설로 남은 ‘이블데드’ 시리즈의 샘 레이미 감독이 18년 만에 내놓은 호러물이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전념해온 레이미 감독은 ‘이블 데드’의 B급 정서가 아닌 매끈하고 할리우드식 팬터지 호러물로 돌아왔다. 은행에서 대출업무를 담당하는, 영화의 주인공인 크리스틴(앨리슨 로먼)은 어느날 대출 연장을 간절히 호소하는 노파(로나 라버)의 부탁을 거절한다.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한 노파는 크리스틴에게 악마 ‘라미아’의 저주를 내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끔찍한 악몽이 시작된다.
무섭긴 무섭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피가 필요이상으로 튀지 않는다. 그 대신 탄탄한 내러티브와 세련된 연출에 의존한다. 공포 영화를 잘 못보는 관객들도 볼 만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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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전수일 감독의 전작에 알 수 있듯이 예술영화다. 한 편의 영상시를 보는 듯하다. 이야기 호흡은 예상대로 느리다. 그러나 영화에 흐르는 묘한 정서는 관객들의 마음을 휘젓는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최민식 혼자만이 아닐 수 있다. 별과 달, 바람, 흙이 모두 주인공이다. 영화를 보러갈 때 오락성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관객들은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의미를 찾고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관객들이라면 감동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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