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때문에 밀려 들어오는 돈은 많고, 환율이 미국 달러에 묶여 있기 때문에 자국 통화 가치가 같이 절하될 수 밖에 없어 수입물가 상승이란 부작용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이다.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등 달러 페그(Peg)제를 택하고 있는 중동 국가들은 그러나 1일(현지시간) 전일 미국의 금리인하 결정에 따라 일제히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금리도 환율에 연동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아랍 3위 경제국 쿠웨이트가 이미 달러 페그제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쿠웨이트는 자국 통화 디나르를 통화바스켓에 연동해 움직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중동 국가들이 페그제를 결국은 포기할 것으로 보고 환차익을 노린 투기 자본들의 공습은 개시된 상황이다.
특히 U.A.E. 은행들에 예치된 예금은 1조 디르함(Dirham), 약 2720억달러에 달해 사상 처음으로 사우디 아라비아를 넘어서 이를 반영하고 있다. U.A.E.의 올해 물가 상승률은 2년 연속 10%를 넘을 전망이다.
한편 유럽 내 이머징 마켓 구가들은 독자적으로 움직여 대조를 이뤘다.
아이슬란드는 이날 금리를 0.45%p 올려 13.7%로 조정했다. 고속 성장에 따른 인플레 위협을 선제적으로 차단한다는 취지에서였다. 지난 2004년 이래 19번째 금리인상이었다.
루마니아 중앙은행 역시 같은 날 금리를 7%에서 7.5%로 상향했다. 가계 수입과 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인플레 걱정이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