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민간소비 회복과 함께 그동안 잠재해 있었던 비용상승요인이 현재화되면서 상승속도가 점차 빨라져 4분기에는 3%내외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29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0.9%로 상반기 1.0%에서 소폭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유가의 향방 등으로 국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하방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 성장률이 0.9%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향후 예상되는 경제성장률 경로를 분석한 결과도 비슷했다. 8월말 현재를 기준으로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4.0%이상 5.0% 미만일 확률이 52%를 기록했고, 4.0%에 미치지 못할 확률이 35%에 달한 반면 5.0%를 넘을 확률은 13%로 희박했다.
내수에서는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설비투자에 대한 기대가 컸다. 유가급등 영향으로 운수장비투자가 기대를 밑돌 것으로 보이나 기계류 투자는 활발한 국내기계수주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증가세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수출과 수입은 물량기준으로 모두 상반기보다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소비 회복으로 수요측 압력이 커지고 그동안 잠재해 왔던 비용상승 압력이 현재화된다는 것.
특히 2004~2005년중 마이너스였던 GDP갭(실제GDP-잠재GDP)이 연내 제로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수요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본격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은이 우려하는 경제하방위험은 크게 국제유가 급등 재연 가능성과 미국 경기의 급락 가능성이다.
또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올해 연간 3% 초반의 성장률을 예상하면서도 "고유가 지속과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 등으로 개인소비가 둔화되고 주택건설투자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한은은 물가안정목표 대상지표를 소비자물가로 바꾼 데에는 물가안정화 경향을 반영한 것도 있지만, 물가안정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적용될 3년간의 중기물가안정목표를 종전 근원인플레이션에서 소비자물가로 바꾸고도 그 범위를 3.0±0.5%로 설정, 과거대로 유지한 것은 그만큼 물가안정목표를 하향조정한 것과 같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