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났는데 술자리? 물 마셨다"...김영환 지사, 얼굴 붉은 이유

  • 등록 2023-04-03 오전 9:23:17

    수정 2023-04-03 오전 9:23:1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최근 충북 제천 봉황산에서 불이 난 상황에서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술자리에 참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30일 오후 1시 6분께 제천 봉양읍에 있는 봉황산에서 도로변 담뱃불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산불이 발생했다.

당시 산림 당국은 산불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위험지역 주민에게 3시간20분가량 대피령을 내렸다.

피해 면적 30㏊ 이하 산불 1∼2단계에서는 지휘권자가 시·군·구청장이며, 100㏊ 이상일 때는 광역단체장이나 산림청장이 지휘권을 가진다. 봉황산 산불 발생 당시 외국 출장 중인 김창규 제천시장을 대신해 박기순 부시장이 현장을 지휘했다.

불은 21㏊를 태운 뒤 다음 날인 31일 오전 9시 30분 완전히 꺼졌다.

이 가운데 김 지사가 산불이 났을 당시 술자리에 참석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 지사는 지난달 30일 오후 7시 30분 충주시 문화회관에서 열린 도립교향악단 연주회를 참관하고 2시간 뒤 이 지역 청년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SNS에는 김 지사가 이 자리에서 술잔을 건배하는 등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 (사진=SNS)
이에 대해 김 지사 측 관계자는 “김 지사는 술을 마시지 않고, 물을 마신 것으로 안다”며, ‘(사진 속 김 지사의) 얼굴이 붉은 이유’에 대해선 “며칠 동안 외부 행사 일정을 소화하며 얼굴이 붉게 그을려서 그런 것”이라고 중앙일보를 통해 해명했다.

김 지사의 술자리 의혹을 두고 여야 간 공방도 벌어졌다.

이경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1일 논평에서 “김 지사는 산불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는데도 현장에 가지 않고 술판을 벌이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한창 술판이 벌어진 시간, 봉화산에 투입된 산불진화대원들은 산속에서 김밥으로 버티며 밤샘 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었다”라고 비판했다.

이 상근부대변인은 “(김 지사가) 술판을 정리하고 현장으로 달려갔어야 한다”며 “김 지사는 지금이라도 도민께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민주당이 김 지사 관련해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김영환 지사는 매뉴얼에 따라 30일 산불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었으며, 충주 이동 중(18:13) 산불 진화 70% 상태를 확인했다. 이어 충북도립 교향악단 공연 관람 후(21:10) 산불 진화율이 85%로 상승한 상태를 확인했으며(21:21), 예정되어 있던 충주 지역 청년 모임에 참석 해(21:30) 도정 시책을 설명했다. 이튿날 31일 아침(08:32) 산불 진화 96% 확인했다”면서 “산불이 발생 한 30일부터 31일 아침 진화율이 96%에 이를 때까지 김영환 지사는 제천 산불을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불이란 재난마저 ‘죽창가’로 활용하려는 민주당의 행태가 웃프다(웃기고 슬프다)”고 했다.

한편, 도는 산불이 대응 1단계에서 인명피해가 없고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김 지사의 현장 방문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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