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GTX-C 노선을 둘러싸고 은마아파트 주민들의 도 넘은 반대 시위가 3주째 이어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12일부터 서울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GTX-C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과 양주를 연결하는 GTX-C 노선 중 일부 구간이 은마아파트 지하를 통과하는데 이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택가에 수백 명이 몰려 시위행진을 이어가면서 소음과 통행 방해 등으로 인근 한남동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들은 곳곳에서 멈춰 마이크를 든 사람의 구령에 따라 “은마 관통 결사 반대”를 외쳤다. 또 좁은 골목길에서는 시위대로 가득 차 차량 통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추진위 측은 현대건설이 우회 노선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시위를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지역 빌라 관리사무소 한 직원은 “이들이 동네 주민 생활을 방해하면서 이곳 주민들의 민원이 수십 건씩 들어온다”고 말했다.
|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C 은마아파트 간담회에서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문 밖에 서서 국토부와 은마아파트 소유자 협의회 대표단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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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C 논란이 확산되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나서서 은마아파트 주민들을 만났다. 당시 원 장관은 “주거지를 통과한 다른 GTX가 지나가는 구역은 문제없이 건설되고 있다”며 “일부 반대를 이유로 국가사업을 변경하는 선례를 남길 수 없다는 게 국토부 입장이다”면서 기존 노선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럼에도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국토부와 서울시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와 입주자대표회의의 운영 실태를 감독하기 위해 합동 행정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일반 주택가에서 이뤄지는 이 같은 시위가 지나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더 건전한 집회·시위 문화가 확산·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올해 초에도 민주노총 택배노조 150여명이 산하 CJ대한통운 노조의 파업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서울 중구 장충동 이재현 CJ 회장 자택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난 5월에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중심으로 소액주주들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이준호 NHN 회장 자택 앞에서 주가 하락에 항의하며 “주주에게 사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후보지로 마포구 상암동 일대가 선정되자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9월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자택 앞에서 한 달여 간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