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중단시켰던 버텍스의 세포치료제 후보물질 임상을 재개하도록 결정, 두 업체간 경쟁의 불씨가 다시 타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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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FDA가 최근 프로벤션 바이오과 버텍스의 1형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해 각기 다른 조치를 내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버텍스는 FDA로부터 유도만능줄기세포 기반 세포치료제 ‘VX-880’의 임상 1/2상을 재개해도 좋다는 의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FDA가 지난 5월 제동을 걸었던 해당 임상을 2달 만에 속개토록 결정한 것이다.
1형 당뇨병은 췌장 β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VX-880은 췌장 β세포로 분화시킨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이뤄진 세포치료제이다.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기대주로 손꼽힌다. 지난해 처음으로 완치환자를 배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반면 테플리주맙은 체내 면역세포 중 T세포가 과활성화돼 췌장 β세포를 파괴하지 못하도록 막는 약물로 증상 지연제로 통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이미 허가 승인을 보류당한 테플리주맙의 재허가 신청건에 대한 결정이 또 미뤄졌다”며 “사실상 테플리주맙이 최초의 1형 당뇨병 신약으로 개발될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했는데 다시 한번 심사 기간이 연장되면서, 공개되지 않은 문제점이 발견됐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고 운을 뗐다.
당초 업계는 테플리주맙의 허가 승인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FDA 자문위원회가 허가 권고 의견을 를 내놓았음에도 결국 반려했다. 이번에도 심사기간이 연장되자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1형 당뇨병 치료제 개발 기업 타스컴의 신준섭 연구소장은 “VX-880을 목표치의 절반으로 투여한 임상 1/2상에서 췌장 β세포가 증가가 고무적으로 관찰됐다”며 “다만 β세포의 증가량이 일관성을 보이지 않아 FDA가 임상을 잠시 보류하라고 했던 것이다. 효과 자체는 놀라울 정도로 높게 나왔다”고 평가했다.
VX-880은 2021년 3월 FDA로부터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세포치료제 개발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최초의 키메릭항원수용체(CAR)-T 킴리아 등 혁신세포치료제는 임상 1/2상 후 3상 없이 허가를 신청해 시판됐다”며 “현재까지 투여한 환자에서 나온 효과로 볼때 VX-880의 허가 신청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타스컴은 버텍스와 같은 유도만능줄기세포 기반 1형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의 전임상을 수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2년 내 식품의약품 안전처에 임상 1/2a상을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테플리주맙처럼 T세포의 활성을 줄이는 펩타이드성 신약 후보물질 ‘실로아1000’(S1K)의 비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