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업 호황 끝나나…'신흥국·친환경으로 승부'

올해 호황 누린 기계업, 내년 수요 정체 예상
주요 시장 중국, 부동산 규제와 헝다 사태 영향
기업들, 신흥국 인프라 투자 등 기대하며 시장 공략
  • 등록 2021-12-26 오후 2:14:27

    수정 2021-12-26 오후 9:34:32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2분기부터 호황을 누려왔던 건설 시장이 내년에는 침체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기업들도 준비에 나섰다. 새로운 시장인 신흥국 진출을 강화하는 한편, 탄소중립 강화에 따른 친환경과 고수익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건설기계 투자를 확대했던 중국은 부동산 규제 강화와 헝다사태 등에 따라 내년 기계 수요를 줄일 전망이다. 국내 시장 역시 올해 건설기계 대수가 늘어나며 시장이 포화했다는 판단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기계부문 업황 ‘전문가 서베이지수’(PSI) 기계부문은 108을 기록하며 100을 넘어서긴 했으나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등 국내 업체의 굴삭기 등 판매도 지난 10월에는 전월대비 판매량이 70%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도 국내 기업들은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시장을 다변화하며 공격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회복이 없더라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인프라 투자와 개발도상국 등 신흥시장에서 수요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에 현대건설기계는 현대중공업 그룹에서 분할한 후 최대 규모인 2000억원을 주요 생산거점인 울산 공장에 투자하기로 했다. 생산 규모를 확대하고 제조공정을 간소화하기 위한 준비다. 현대건설기계는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 같은 투자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대건설기계는 신흥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흥시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판단에서다. 또한 최근 미국에서 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한 ‘더 나은 세계 재건’(B3W) 출범이 공식화하며 신흥시장의 급성장 역시 기대되고 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신흥국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친환경·고수익 제품 확대를 통해 수요 정체에 대응할 전략이다. 이에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2023년 전기 굴착기 출시를 시작으로 전기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등 친환경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헝다 사태 이후 중국 부동산 경기 둔화가능성과 경쟁심화 등으로 신규 발주가 감소하고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며 “그러나 인프라 투자기조가 여전히 유효하고 노후 장비 교체 수요는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현대건설기계 울산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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