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최종 체결되면서 기계와 화학, 철강을 중심으로 한국의 중간재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5일 아시아-태평양 15개국이 참여한 자유무역협정(FTA)인 RCEP가 협상을 개시한지 8년 만에 최종 체결됐다. 참여국은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이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일 “RCEP협정을 통해 한국은 아세안 시장 개방 확대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달까지 한국 수출액 중 아세안의 비중은 17.3%, 중간재는 19.8%에 달하는데, 아세안에서 한국산 제품 수입 의존도는 지난 2018년 기준 전체 4.6%, 중간재는 6.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과 일본의 경쟁 심화 우려는 남아있지만 아세안 수입시장에서 RCEP 회원국의 점유율은 30% 초반대”라며 “역내 교역 환경 개선에 따른 한국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경기 민감주, 그 중에서도 RCEP 역내 한국산 수입 비중이 높은 철강, 화학, 기계 등 소재, 산업재 섹터가 중장기 수혜를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탈세계화, 지역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역내 밸류체인 구조 강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시장은 중국의 아시아 내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미국의 TPP 복귀 여부도 주시하고 있다”며 “바이든 당선으로 미국의 다자주의 회귀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바이든이 대선 공약에서 러스트벨트를 의식한 보호무역주의 기조 유지를 시사한 바 있어 급격한 노선 변경은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RCEP의 시장 개방 정도인 자유화율은 CPTPP 등 여타 다자간 무역협정보다 비교적 낮은 편”이라면서도 “역내 공통된 규범 확립이나 지식재산권, 전자상거래 등 한-아세안 FTA에 미포함된 최신 조항을 도입했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