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물량 폭탄 현실화…부산 강남 해운대 거래 `썰렁`
부산에 사는 김모씨(52)는 지난해 집값 상승률 효과를 톡톡히 봤다. 김 씨가 소유한 부산 사상구의 30평짜리 아파트는 금융위기 이후 무려 82%나 상승하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평균 9500만원에 팔리던 아파트가 1억8000만원까지 치솟았다. 김 씨는 낡은 그 아파트를 팔고 최근 새 아파트로 갈아탔다.
지난해 부산지역 부동산은 `집값 상승→갈아타기 수요 증가→집값 재상승`의 흐름이 이어지며 열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이런 분위기가 크게 꺾였다는 것이 부산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 최근 침체된 경기 탓도 있지만 잇달아 입주물량이 몰리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부산의 강남으로 불리는 해운대는 침체 분위기가 도드라졌다.
국토부 2012 주택종합계획을 보면 올해 부산에서는 임대주택 3400가구를 포함, 전체 2만8300가구가 공급된다. 수도권을 제외한 5대 광역시 중 최대 물량이다.
실제 국민은행 전국주택가격동향을 보면 해운대는 올 들어 1.2% 하락, 부산 전체적으로는 보합세다.
부산 진구 부전동 M중개업소 김규원 대표는 “인구는 계속해서 감소세인데 입주물량은 앞으로 쏟아진다”며 “최근 청약범위가 확대되면서 청약시장만 과열되고 실제 거래 시장 분위기는 냉랭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대형은 그대로 남아 있다. 중소형, 싼 집 실수요자 위주로만 거래된다”며 “여기서 집값이 더 오르긴 어려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분위기 다른 대구·울산…“집 사는 것 부담 안 돼”
“물론 요즘처럼 경기 안 좋을 때 집 사는 것 부담되지예. 그래도 대구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주변에서 갈아타는 사람 많습니다”
신사동에서 온 주부 이 모(35)씨는 “전셋값도 매우 비싸 사실 분양가와 큰 차이가 없다”며 “3차는 부모님이 분양받고 4차는 내가 분양받을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동구 지묘동 미래부동산 금은화 대표는 “대구는 부동산 흐름이 조금 느린 편”이라며 “지난해부터 상승세로 전환해 올 들어 지속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국민은행 부동산 통계를 보면 대구 3.3㎡당 매매가는 2010년 1분기 423만원에서 올 2분기 548만원으로 상승했다. 매맷값 대비 전셋값은 72.3%로 5대 광역시 중 광주에 이어 두 번째다. 최근에는 동구가 집값이 저렴하고 생활환경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매매거래가 활발한 모습이다.
물론 이 같은 분위기는 중소형에 국한돼 철저히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거래가 늘면서 전반적으로 매수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는 것.
동구 지묘동 신세계 중개업소 한윤남 대표는 “대구 집값이 지난해 많이 올랐고, 올해도 계속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특히 대구는 공급도 부족해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울산은 지난해 불었던 `부산발 부동산 열기`가 그대로 불고 있다. 울산 동구는 올 들어 집값이 11%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울산 혁신도시 개발 진행이 빨라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가세하며 매맷값을 올랐다”면서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울산대교 등 개발 호재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