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개발사업 `자금 못구해 전전긍긍`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인수자 대형건설사 SI참여 요청
판교 알파돔시티 1.3조원 PF 무산..브릿지론 추진
  • 등록 2009-11-26 오전 10:12:55

    수정 2009-11-26 오전 10:13:38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대규모 개발사업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 급전을 구하거나 대금 지급을 연기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148만6236주)을 2705억원에 사들인 코아에프지(코아에스이비티 사모투자 전문회사)는 최근 대림산업에 전략적 투자자(SI) 참여를 제안했다.

코아에프지는 대림산업(000210)측에 자금을 투자할 경우 향후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개발될 때 일정 규모의 시공지분을 보장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대림산업은 코아에프지의 제안에 대해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코아에프지로부터 제안을 받은 모 회사 관계자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인수주체가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해 D, H 등 건설사 3~4곳에 이 같은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급전 조달을 통해 급한 불부터 끄는 사례도 늘고 있다.

판교 복합단지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알파돔시티. 당초 이달 1조3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토지대금을 납입할 계획이었다. 판교 알파돔시티는 이달 30일과 내년 1월에 각각 3, 4차 중도금 납부가 예정된 상태.

하지만 주주 사이에 PF를 둘러싼 이견이 발생하고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으면서 1조3000억원 규모의 PF 자금 모집은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다. 판교 알파돔시티는 대신 49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일으켜 중도금을 내기로 했다.

브릿지론이란 자금이 필요한 시점과 유입 시점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단기 차입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회사로부터 일시적으로 빌려 쓰는 것을 말한다. 급전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통상 PF보다 금리가 높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조달 시장도 사업성이 좋은 곳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사업성이 여의치 않은 곳은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 들어 PF 자금조달이 쉽지 않으면서 브릿지론을 통해 급한 불을 끄는 곳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예 땅값 납부 연기를 요청하는 사례도 있다.

최근 고양시 장항동 일대 고양관광문화단지 개발 시행사인 일산프로젝트는 경기도에 토지대 중도금과 잔금 납부 일정을 1년 6개월 정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일산프로제트는 금융권으로부터 PF는 물론 브릿지론 등을 추진했으나 모두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국 경기도에 납부 연기를 요청한 것이다.

일산프로젝트가 현재까지 경기도에 납부한 토지대는 전체 5942억원 중 계약금(10%)에 해당하는 약 594억원에 불과하다. 또 1,2차 중도금은 자금조달 실패로 연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기도는 일산프로젝트의 요구 사항을 검토해 이달 중 의사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밖에 경기도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 상업시설2차 역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대형 개발사업 자금 조달 현황
-판교 알파돔시티 : 1조3000억원 PF조달 무산, 4900억원 브릿지론 추진
-고양관광문화단지 : 일산프로젝트 경기도에 땅 중도금·납부기한 연기 요청
-서울고속버스터미널 : 코아에프지 대림산업에 시공권보장 SI 참여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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