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한 동물원에 사람들이 몰려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을 불러 모은 주인공은 바로 캥거루.
카이로 동물원에 놀러온 사람들은 15년 만에 처음으로 주머니를 가진 세계에서 제일 큰 포유동물을 구경했습니다.
이 캥거루 두 마리는 원래 이 동물원에 살던 하마 두 마리와 서로 맞교환돼 이곳 이집트로 이사를 오게 됐습니다.
오래간만에 동물원에 왔어요. 캥거루라고 하는 새로운 동물이 왔다고 하길래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데리고 왔어요.
재정난과 관리부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동물원은 캥거루와 같은 새로운 종을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 애를 먹어 왔습니다.
동물원 관계자는 이번 맞교환을 통해 이 동물원이 부담 없이 포유동물을 기를 수 있게 됐다며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캥거루와 하마를 교환하면서 우리는 이득을 봤습니다. 캥거루와 하마는 가격차이가 좀 있어서 네덜란드 딜러에게 부담을 감당하게 했습니다. 이것은 곧 동물원이 그 어떤 비용도 지불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이집트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이 동물원은 118년 전인 1891년에 개장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재정난에 시달리면서 지난 2004년에는 세계동물원협회에서 제명되는 수모까지 겪었습니다.
또 2006년에는 조류독감으로 인해 한동안 문을 닫고 수백 마리의 새를 처분했고, 2년 전에는 낙타 두 마리가 한밤중에 사라져 몰래 도축되는 사건도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이번 맞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이 동물원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습니다.
동물원 관계자들은 여전히 세계동물원협회가 제시한 기준에는 미흡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나름의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했습니다.
월드 리포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