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7일 오후 서소문 청사에서 열린 정례간부회의에서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다"며 "주택국과 균형발전본부는 특단의 대책을 수립해서 보고하라"고 말했다.
그는 "정확한 멸실 주택수와 주택 공급량을 파악해서 어떻게 대응할지 충분한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며 "주택 분양 물량보다 시프트(장기전세주택) 물량을 늘려 부동산 가격 앙등에 대응할 수 있는지 파악해 보고해 달라"고 말했다.
집값 급등이 서울시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 시장의 대책 마련 지시는 늦은 감이 있지만 적절하다.
하지만 서울시의 각종 개발 프로젝트가 집값 급등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는 점에서 오 시장의 집값안정대책 마련 지시는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노른자위 미개발부지 용도변경, 서남권 르네상스, 동북권 르네상스 등도 주변 집값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가장 최근에 발표한 동북권 르네상스의 영향으로 노원구, 도봉구 일대 집값은 큰 폭으로 올랐다.
국민은행이 최근 내놓은 `8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도봉구는 동북권 르네상스 개발 등 호재로 0.7%를 기록, 서울지역 평균 상승률 0.5%를 웃돌았다. 또 광진구와 용산구도 한강변 개발호재와 르네상스 영향으로 각각 0.9%, 1.2% 상승했다.
이 같은 인식은 주변 집값이 불안하다는 지적을 외면한 채 별다른 대책 없이 고가 매각을 추진 중인 뚝섬 4구역 상업지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전문가들은 4000억원에 달하는 뚝섬 4구역이 고가매각 될 경우 주변 지역에 또 한차례 집값 후폭풍이 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시는 2006년 은평뉴타운 고분양가로 서울·수도권 집값 급등을 촉발한 바 있다"며 "불과 3년만에 서울시의 개발계획이 집값을 올리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는 집값 급등 원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