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새 후보로 유력시 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백인 남성’이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 출처=‘더 데일리쇼’ 엑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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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에 따르면 대선 출마 선언을 한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마크 켈리 애리조나 상원의원,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 백인 남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정치풍자 예능프로그램인 ‘더 데일리쇼’는 최근 엑스(X, 구 트위터) 공식 계정에 2020년 대선 당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공원에 있던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당선 확정 통화를 하던 사진을 게재하고 “안녕하세요, 여기가 중서부 ‘백인 남성 백화점’인가요?”라는 자막을 달았다. 애틀랜틱 매거진은 해리스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백인 남성을 선택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담아 ‘카멀라 해리스의 ‘백인 남성’ 시즌’(Kamala Harris’s White-Boy Summer)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WP는 “전문가들과 일반 유권자들 모두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러닝메이트로 백인 남성을 택해야 한다는 여론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민주당 소속 마크 켈리 애리조나 상원의원(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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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주립 러트거스대 미국 여성·정치센터의 데비 월시 소장은 “수십 년 동안 미국의 대통령과 부통령이 백인 남성이라는 것을 아무도 걱정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여성 대통령이 선출되는)이러한 중요한 순간에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지 않는다고 안심할 수 있도록 성별과 인종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짚었다.
흑인 여성들의 역량 강화 및 리더십 개발을 추구하는 ‘하이어 하이츠’(Higher Heights) 공동 설립자인 킴벌리 필러-앨런 또한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잠재적이든 공공연하든 백인 남성 정치인이 역사적인 여성 대통령 후보에 대한 신뢰를 보증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바이든을 당시 부통령으로 택한 것을 예로 들었다.
필러-앨런은 “그런 이유로 자격을 갖춘 유색인종 후보자들이 베재되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면서 “민주당 후보들이 여성으로만 구성되는 것도 많은 관심을 받겠지만 그동안 미국에선 여성 대통령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일부는 불안함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보다 많은 유권자로부터 표를 얻기 위해선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백인 남성을 올리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한다.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캠프에서 공보국장으로 활동한 제니퍼 팔미에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한 것처럼 요즘은 정치적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