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한(사진) 사장은 그동안 틈만 나면 신세계 이마트를 꺾고 자사가 업계 1위에 도약할 것이란 청사진을 제시한 주인공이다. 하지만 매번 달성 시기와 매출 목표를 늦추거나 바꿨을 뿐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는 못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선 이런 이 사장의 경영목표를 현실을 무시한 `자기과시`형 목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홈에버 인수로 이승한 사장의 오랜 숙원이 해결될 지 여부가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일단 외형적인 면에서 이승한 사장의 바램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50여개 넘게 차이났던 이마트와의 매장 격차는 홈에버 인수로 단숨에 한 자리수 내로 좁여들었다. 매출 격차도 2조원대로 줄어든 상태다.
여기에 눈엣가시였던 3위 롯데마트(롯데쇼핑(023530))의 추격을 멀찌감치 따돌린 점, 항간에 나돌던 국내 철수설도 단번에 잠재운 점 등도 인수 효과로 꼽힌다.
이승한 사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기존 점포 수로는 이마트를 따라잡기가 힘들었지만 이제 시장균형을 이룰 수 있는 구도가 마련됐다"면서 "누가 고객 성향을 더 잘 파악하고 서비스를 잘하느냐가 1위를 가를 기준이 될 것"이라며 한껏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런 이 사장의 장밋빛 기대와는 달리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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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남(이랜드) 좋을 일만 시키는 꼴`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홈에버 노조와의 갈등의 고리를 어떻게 푸느냐도 당면한 과제다. 홈에버 노조는 지난해부터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주장하며, 1년 가까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홈에버는 심각한 영업 손실을 보고 있는 중이다.
홈플러스 측은 홈에버 직원의 100% 고용승계를 약속했지만, 비정규직 직원에 대해선 법적인 절차에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갈등의 불씨가 여전한 것. 이를 원만히 풀지 못할 경우 지난해 홈에버가 겪었던 최악 상황이 재연될 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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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이질적인 조직문화와 시스템을 어떻게 하나로 묶어낼 지, 인수대금 외에 점포 리뉴얼 등에 2000~3500억원(점포당 최소 50~100억원 소요) 가까운 돈을 투자해야 하는 점도 부담스럽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승한 사장의 숙원인 `대형마트 1위`의 꿈이 또 다시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벌써부터 업계 안팎에선 대두되고 있다. 이승한 사장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이 지금 시험대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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