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등급도 신뢰 상실..`리스크 평가 어렵다`

회사채와 모기지채의 AAA 등급 괴리
모기지채 대란으로 투자자 신뢰 상실
등급 하향한 신평社, 채무불이행 낮다 항변
  • 등록 2007-10-08 오전 11:19:57

    수정 2007-10-08 오전 11:26:10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채권시장이 더 복잡해지고 신용등급도 채권에 따라 다른 의미를 내포하면서,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평가하기 더 어렵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용등급 `AAA`를 받은 유가증권은 소위 `금테 두른` 채권으로 높이 평가받으면서 많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샀다.

그러나 회사채 시장과 모기지채 시장에서 AAA 등급 수준에서 괴리가 발생하면서 AAA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게 됐다.

◇회사채-모기지채 `AAA` 등급 괴리..`신뢰 상실`

회사채 시장에서 AAA 투자등급은 제너럴 일렉트릭(GE)와 버크셔 해서웨이 같은 우량기업 12개사가 부여받을 만큼 높은 기준이다. 반면 수 조 달러에 달하는 모기지증권 시장에서는 AAA 등급이 동네 구멍가게처럼 흔하다.

서브프라임 대출을 담보로한 채권을 포함해 모기지 채권의 절반 이상이 AAA 등급을 자랑한다. 회사채나 지방채보다 높은 금리를 약속하는 부채담보부증권(CDO)에서도 AAA 비율이 높은 것은 마찬가지.

AAA 등급의 확산으로 연금 펀드와 투자자들이 최신 채권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택경기 침체로 이 채권의 시가가 급속히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은 투자등급과 채권가격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기업은 회사채 발행을 결정하고 채권등급을 부여받는 반면, 모기지증권은 신용등급을 미리 감안해서 설계된다. 따라서 회사채에 비해 높은 등급을 받기 쉬웠던 것.

조지프 메이슨 드렉셀대학 교수는 "수 천 업종을 망라하는 회사채 발행사들보다 반복해서 모기지증권을 발행하는 소수의 월가 금융사들이 신용평가회사들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대대적 등급 하향 나선 신평사..`체면 구겨`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3대 신평사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월가의 강한 비판을 받은 직후 부랴부랴 모기지 채권의 투자등급 하향에 나섰다.

무디스는 `사후약방문`으로 지난해 발행된 서브프라임 채권 36개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이는 무디스가 시장에서 배정한 Aaa 등급 가운데 1.8%에 달한다.

피치도 지난해 발행한 AAA 등급 32건을 하향 조정했고, S&P도 8개 등급 하향에 나섰다. S&P가 하향 조정한 구조화 투자 펀드 2개는 AAA에서 CC로 크게 떨어졌다.

이같은 등급 하향 조정은 회사채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결정이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AAA 투자등급이 여전히 유효하다.

지난 10년간 S&P가 부여한 AAA 등급의 회사채에서 단 한 건의 채무불이행도 발생하지 않았다. 무디스의 AAA 등급 회사채에서는 미국 대형 백화점 메이시가 유일하다.

◇모기지채 채무불이행 "회사채보다 낮다" 항변


이에 대해 신평사들은 모기지채권과 구조화상품의 채무불이행 비율이 회사채보다 낮았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잃은 신뢰는 쉽게 복구되지 않고 있다.

무디스는 투자등급 구조화채권의 5년 채무불이행 비율이 지난 1994년부터 2006년까지 13년간 조달된 달러의 0.73%인 반면 회사채는 1.44%였다고 밝혔다.

채무불이행을 더 엄격하게 판정하는 S&P도 5년간 채무불이행된 구조화채권은 1981년 이후 조달된 달러의 약 0.04%로, AAA 등급 회사채의 0.3%와 비교할 때 현저히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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