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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상화기자]베이스(혹은 일렉트릭 베이스)는 기타, 키보드, 색소폰 등과는 달리 연주의 전면에 나서는 것이 아닌, 리듬을 연주하면서 묵묵히 뒷자리에서 다른 파트를 받쳐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악기이다.
이러한 베이스의 한계를 넘어선 연주인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바로 자코 파스토리우스였다.
그는 낡은 펜더 재즈 일렉트릭 베이스 기타의 프렛을 모두 뜯어내고 만들어낸 프렛리스 베이스를 들고 이전까지 들을 수 없었던 공격적인 베이스 솔로 연주를 통해 1970년대 퓨젼 재즈/재즈-록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비록 2장의 솔로 음반만 남겼지만 사망한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후배 연주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재즈 음악의 역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쿠바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자코는 어린 시절 드럼을 배우며 연주인의 꿈을 키워왔다. 하지만 자신의 포지션을 베이시스트로 바꾸면서 그의 인생도 큰 변화를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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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에 조 자비눌(키보드), 웨인 쇼터(색소폰)이 이끌던 명 재즈그룹 웨더 리포트(Weather Report)에 합류하면서 자코는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기에 이르는데, 특히 웨더 리포트의 음반 ‘헤비 웨더’(Heavy Weather, 1977년)는 그의 음악 인생에 있어 전환점이 된 걸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후 조니 미첼, 미셀 콜롱비에, 허비 핸콕 등의 음반 세션, 두번째 솔로 음반 ‘워드 오브 마우스’(Word of Mouth, 1981년) 발표를 통해 왕성한 음악 활동을 이어가지만 이내 알코올과 마약의 유혹에 자코는 급격히 무너지고 만다.
정신질환에 시달리며 무대에서의 난동 등 더 이상 음악가로서의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진 그는 결국 급속한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결국 1987년 9월 11일 플로리다의 한 클럽에서 손님과 사소한 다툼을 벌이던 도중 폭행을 당해 머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후송되던 도중 숨을 거두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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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기어린 베이스 연주의 진수, '에센셜 자코 파스토리우스'
이전에도 미발표곡/공연 실황 등을 모은 음반들이 다수 발매된 바 있지만 이번 편집음반은 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가 생전에 남긴 두 장의 솔로음반, 웨더리포트, 그리고 세션으로 참여했던 주요 작품 등 각기 다른 음반사를 통해 발표된 음원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체계적으로 자코 음악을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 놓았기 때문이다.
비록 더 이상 그의 광기어린 베이스 연주를 직접 접할 수 없는 아쉬움은 남지만 천재 베이시스트가 남긴 음악들은 여전히 음악팬들의 마음에 진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에센셜 자코 파스토리우스’의 발매는 그의 이름이 낯선 요즘 음악팬들에게 재즈 명인의 진면목을 재확인시켜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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