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내년 미국 경기전망을 두고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이 갈렸다. 10곳 중 절반은 내년 경기침체가 없다고 봤고, 나머지 절반은 경기침체를 예상했다. IB들은 대체로 내년 6월부터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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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이날 ‘2024년 미국경제 전망 및 주요이슈’라는 보고서를 통해 “주요 IB 중 절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같은 경기 연착륙을 전망하고 있다”며 “이들은 공급망 정상화, 노동공급 증가 등 공급측 요인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가운데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코로나19 이후의 초과 수요를 적절히 억제하면서 연착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절반은 완만한 경기침체(mild recession)를 전망했다”며 “공급측 순풍이 소진되는 가운데 통화정책의 누적 효과가 나타나면서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내년 중 경기침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바클레이즈, JP모건은 내년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노 랜딩’(No Landing, 침체없이 경제성장)을 전망했다. 반면 시티, 노무라, 웰스파고, 도이체방크, TD증권은 경기침체를 전망했다.
IB들은 대체로 2분기에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관측했다. 바클레이스, 모건스탠리, JP모건, 노무라, 웰스파고, 도이체방크는 금리인하 시점을 6월로 예상했고, TD증권은 5월로 내다봤다. 씨티는 그 이후인 7월로 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골드만삭스는 3월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중 미 대선으로 인한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보다 이른 시점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IB들은 경기침체 여부가 금리 인하 폭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봤다. 연착륙을 예상한 기관들의 평균 금리 인하폭이 105bp(1bp=0.01%포인트)인 반면, 경착륙을 예상한 기관들의 평균 인하폭은 155bp였다. 인하폭이 큰 이유는 경기침체 시 금리를 한 차례 이상 50bp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작년과 비교했을 때 인플레이션 완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리 경로 전망의 불확실성이 축소된 것으로 보이지만, 적정 긴축 정도의 불확실성과 금융여건 전개 상황 등에 따른 리스크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출처=한국은행 뉴욕사무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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