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덮친 하와이 사망자 100명 육박…"두 배로 늘 수도"

하와이 주지사 "사망자 99명, 피해지역 25% 수색"
"하루 10~20명 발견…전체 사망자 파악 열흘 걸려"
잿더미에 실종자 수색 난항…유해 DNA 대조 필요
  • 등록 2023-08-15 오후 4:25:33

    수정 2023-08-15 오후 7:38:53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을 휩쓴 화마로 인한 사망자가 100명에 육박했다. 산불 발생 일주일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는 실종자가 1300여명에 달해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 외신에서 “화장터가 됐다”고 표현할 만큼 잿더미가 된 현지 상황에 실종자 수색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하와이 마우이주 라하이나의 산불 피해지역의 모습. 하와이 산불 사망자는 99명으로 늘었다. 하와이 주지사는 사망자가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AFP)
14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마우이섬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99명으로 늘었으며, 앞으로 열흘간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마우이 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기준 화재 사망자 수는 96명으로 집계됐는데 수색 작업이 진행되면서 더 늘어났다. 그린 주지사는 “수색 대원들이 하루에 10~20명 정도만 발견할 수 있는 상황이라 전체 사망자를 파악하는 데는 열흘 가까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산불이 발생한 후 한때 2000여명에 육박했던 실종자는 화재로 끊겼던 통신이 복구되면서 가족들과 연락이 닿아 현재 1300여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수색 작업에는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마우이섬에서 산불로 파괴된 건물은 2207채에 달하며, 시신의 훼손 정도도 워낙 심해서다. 또 투입된 수색대 규모보다 피해 지역이 넓고 현지 기온마저 높아 구조견들의 수색도 더딘 상황이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지난 11일부터 수색팀과 시신 수색 훈련을 받은 탐지견 20마리를 마우이섬에 배치해 수색을 벌이고 있다. 그린 주지사에 따르면 현재 산불 피해 지역의 25%를 수색한 상태다.

또 사망자를 수습했지만, 시신들이 대부분 불에 타 신원 확인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린 주지사는 “1만2000여명이 거주하던 마우이섬 서부지역인 라하이나 마을 전체가 화재로 거의 전소됐다”며 “희생자를 식별하는 데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망자 신원 확인을 위해서는 유해에서 채취한 DNA는 물론 실종자 가족의 DNA와 비교해 일치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까지 필요한 상황이다.

이어 존 펠레티에 마우이 경찰국장도 “유해들이 금속까지 녹인 불을 통과한 상태”라며 “수색대가 유해를 수습할 때 그대로 부서져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영국 BBC는 “한때 하와이의 왕국의 수도였던 라하이나는 이제 화장터가 됐다”고 표현했다.

산불 발생 일주일째 접어들었지만, 완진까지 시간이 더 걸릴 예정이다. 마우이 카운티에 따르면 이날 산불은 85% 가까이 진화된 상태다.

한편, 마우이섬이 정상화되기까지 10조원대 규모의 비용 투입이 필요하다는 예측도 나왔다. 미 CNN 방송은 금융정보업체 무디스 애널리틱스 보고서를 인용해 이번 산불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최대 75억달러(약 1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마우이섬 산불이 인구 밀집 지역을 강타한 탓에 산불 재난 중에서는 상당히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FEMA는 라하이나 재건 비용에 55억달러(약 7조3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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