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위기 여전…스페인 폭염에 올리브유 가격 한달새 7%↑

시장조사기관 민텍 자료 인용
최대 수출국 스페인, 생산량 추정치 30% 이상↓
1kg당 4유로대 전망도…식량위기 자극 우려
생산 비용·운송비까지 올라…"내년까지 악영향"
  • 등록 2022-08-21 오후 3:47:42

    수정 2022-08-21 오후 3:47:42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올 여름 유럽을 강타한 폭염이 올리브유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 세계 올리브유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올리브유 수출 국가 스페인이 이상 기후에 시달리면서 올리브 수확에도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리브(사진=AFP)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조사기관 민텍(Mintec)을 인용해 지난 한 달 동안 스페인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가격이 약 7%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민텍의 카일 홀랜드 애널리스트는 “지금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 몇 주 안에 상황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으면 올리브유 생산량이 평소 대비 30%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리브 수확은 통상 10월 시작된다. 그는 현재 1㎏당 3.80유로 수준인 올리브유 가격이 4유로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2002년 민텍이 올리브유 가격을 집계한 이후 최대치다.

WSJ은 “이탈리아, 튀니지, 포르투칼 등 여타 올리브유 생산국들도 흉작이 예상된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등 식량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할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해바라기유 부족 사태가 벌어지는 등 올 들어 대부분 식용유 가격이 이미 오른 상황이다. 지난달 영국의 올리브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3.6% 올라, 전체 식품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2.8% 상승하는 데 일조했다.

올리브는 일반적으로 덥고 건조한 기후에서 자라지만, 올해 스페인 남부의 경우 기온이 섭씨 46도를 넘어서는 등 극단적인 이상 기후를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스페인 농식품협동조합연맹은 올해 올리브유 생산량이 100만t을 밑도는 등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동안 스페인은 연간 150만t의 올리브유를 생산했다.

해당 연맹의 올리브유 부문 라파엘 산체스 데 푸에르타 대표는 “조만간 비가 오지 않으면 평소보다 대폭 줄어든 전망치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데다 내년 작물까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리브유 생산업체들은 이상 기후에 생산 비용과 운송비 인상까지 더해져 올리브유의 가격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탈리아 올리브유 생산업체인 살로브 그룹의 파비오 맥카리 최고경영자(CEO)는 “날씨 영향으로 올리브유 생산이 타격을 받아 몇 달 안에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면서 “기온이 점진적으로 높아졌다면 올리브 나무도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겠지만 빠른 속도로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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