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마지막 주말인 25일 낮, 부산 광안리 인근 해변에는 50여명의 청년들이 흰 비닐봉지와 집게를 든 채 곳곳을 다니고 있었다. 이들은 8~9명이 한 조가 돼서 광안리 골목 곳곳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걷는 `플로깅`(Plogging)에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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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광안리에서는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 국내 연안정화 민간단체 ‘와이퍼스’에서 주최한 ‘전국 해변 줍깅’ 캠페인이 열렸다. 오는 9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7차 국제 해양폐기물 컨퍼런스(7IMDC)’에 앞서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저감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개최됐다.
이날 기자가 1시간여 동안 광안리 해변가와 골목을 다니며 플로깅을 해본 결과 두세 걸음을 걸을 때마다 쓰레기를 줍기 위해 허리를 숙여야 했다. 담배꽁초는 수북이 버려져 있어 일일이 줍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020년 전국 해양 쓰레기를 수거한 결과 해양쓰레기 3800여점 중 담배꽁초가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쓰레기 줍기를 시작한 지 30여분 만에 금세 10ℓ짜리 생분해 비닐이 가득 찼다. 이날 기자가 참여한 조에서 9명이 1시간 동안 주운 쓰레기양은 약 15㎏로, 생분해 비닐 11개를 가득 채울 정도였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50여명의 참가자 전체가 주운 쓰레기양은 68㎏에 달했다. 일반 도심에서 1인당 1시간 동안 줍는 쓰레기양이 약 500g인 것을 감안했을 때 두 배 이상의 쓰레기가 모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1년 반 정도 부산 지역에서 플로깅 활동을 해 왔다는 이채원(29)씨는 “하루에 줍는 쓰레기가 많으면 많은 대로 보람이 있고 적으면 적은 대로 깨끗해서 기분이 좋다”면서 “그런데 항상 이렇게 많은 양의 쓰레기가 나와서 씁쓸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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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양폐기물 발생량은 연간 14만5000톤(t) 수준으로 추산된다.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1t 트럭 14만대 이상이 필요한 셈이다. 해수부와 지자체에서 해안가 쓰레기 수거, 청항선 운영, 연근해 침적폐기물 수거 등을 하고 있지만 연간 기준 약 12만t이 수거되는 정도다.
정부에서도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벌이고 있다. 해수부는 현재 연간 6만7000t 규모로 발생하는 해양 플라스틱 발생량을 2030년까지 60% 감축하고 2050년에는 제로(0)화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오는 9월 미국 외 지역에서는 최초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해양폐기물 콘퍼런스를 통해 해양폐기물 분야에서의 민·관·학 글로벌 파트너십도 확산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승용 와이퍼스 대표는 “개인이 쓰레기를 줍는 것부터 시작해 사회에 영향을 끼친다면 큰 틀에서 변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 “결국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고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면 근본적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