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자동차 굴기…中 지리차, 獨'다임러' 1대 주주로 등극

  • 등록 2018-02-26 오전 8:57:46

    수정 2018-02-26 오전 8:57:46

[AFPBB 제공]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 저장 지리자동차가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의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25일(현지시간) 신화망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리자동차는 다임러의 지분 9.69%를 90억달러(9조7000억원)에 매입해 쿠웨이트 국부펀드를 제치고 1대 주주가 됐다.

리수푸 지리자동차 회장은 지분 인수 직후 “이번 제휴를 통해 중국 자동차 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릴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다임러 역시 “다임러의 혁신과 전략에 확신을 가진 장기 투자자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물론 이번 지분 인수 후에도 기관 투자자들이 다임러의 지분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지리자동차가 다임러의 경영권을 가져간 것은 아니다. 다임러 역시 “당분간 지분을 더 늘릴 계획은 없다”며 “제휴를 강화해 테슬라, 구글, 우버 등에 대응한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지리차는 1986년 전자업체로 출발했지만 1997년부터 자동차 생산을 개시한 후부터 자동차 위주의 사업을 전개해왔다. 특히 2010년 미국 포드차로부터 볼보 승용차 사업을 18억달러에 인수했고 2013년엔 영국 택시인 블랙캡을 생산하는 프로톤의 주식 49.9%를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미국 실리콘밸리업체 테라퓨지아도 사들이며 미래 자동차 개발에 앞장서 왔다.

지리차는 다임러 역시 전기차 배터리 기술 등에 관심을 두고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지리자동차는 다임러에 지분 5%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다임러는 이미 중국에서 베이징자동차, BYD 등과 제휴 관계에 있다며 인수를 거부한 바 있다. 다만 주식 취득은 거부하지 않겠다고 했고 지리자동차는 장내 주식을 취득하며 최대 주주 자리에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중국 자동차 업계의 ‘굴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차 시장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로컬브랜드를 육성하는 동시에 중국 차 업체와 부품회사를 2025년까지 글로벌 10위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을 내걸고 해외기업 인수나 자동차 업계 통합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2008년 이후 지난해 중국 업체가 해외 자동차 제조·부품 산업을 사들이는 데 쏟아 부은 금액은 무려 340억달러에 이른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에 맞서기 위해 자본 유출 규제에 나서며 해외 인수합병(M&A)을 막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자동차 업계만은 55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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