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맞이 인사 나눈 文대통령 “소방관 처우 개선·아빠 육아휴직 장려”(종합)

15일 ‘새로운 시작, 희망의 전화’ 설맞이 격려 전화
“새해에는 뜻하는 바를 모두 이루길 바란다” 응원
대학신입생, 작가, 가수, 쌍둥이엄마, 경찰관, 여성 과학자, 청년사인 등과 릴레이 전화통화
  • 등록 2018-02-15 오후 7:02:51

    수정 2018-02-15 오후 7:02:51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2시부터 3시 20분까지 약 80분간 각계인사 11명과 설맞이 격려 전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대학신입생, 쌍둥이 엄마, 공중보건의, 여성과학자, 청년상인, 가수 서현 등 각계인사 11명과 설맞이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새해에는 뜻하는 바를 모두 이루길 바란다”며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 20분까지 80분간 각 분야의 인물들과 ‘새로운 시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설맞이 격려 전화를 했다고 고민정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文대통령, 대학신입생에 “대학에서 다양한 경험 해보길” 권유

문 대통령은 우선 어려운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수학교사의 꿈을 키우고 있는 대학신입생 이현준 씨와의 통화에서 입시 공부하느라 못해 본 다양한 경험들을 대학에서 해보길 권유하는 등 대학 입학을 축하했다. 이현준 씨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평창올림픽이 지금처럼 잘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림픽 개막은 성황리에 잘 됐는데 남북관계에 대해선 젊은이들의 생각이 어떤지 물었다. 이에 이현준 씨는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구성 과정을 보며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지만 좋은 경기를 치르는 모습은 참 보기 좋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싱가폴 영주권 취득을 포기하고 모국의 군대에 자원입대한 신병훈련생 유지환 씨와 통화를 나눴다. 유지환 씨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적을 포기하기 싫었다”며 “ 부모님께서도 몸이 편한 곳으로 가길 권유했지만 스스로를 단련하기 위해 해병대를 선택했다”고 패기어린 목소리로 답했다. 문 대통령은 신병교육대가 포항에 있어 지진을 느꼈을 텐데 놀라지 않았냐며 안부를 물었고 멋진 해병이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베트남에서 파견 근무 중이었던 한국인 남편과 귀화해 외사경찰에 입문한 신입경찰관 팜티프엉 씨와 전화를 이어갔다. 팜티프엉 씨는 “외국어 우수자 특채라는 제도를 알게 되어 경찰관이 되었다”며 “제가 근무하는 지역에 같은 베트남 출신 사람들이 많아 그 분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 분들이 절박한 상황에 처해도 도움 받는 게 쉽지 않다”며 “그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원했다.

文대통령, 제천화재 참사 언급하며 “소방관들의 헌신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어 2014년 소방항공대 특수구조단에서 세월호 수색 임무 중 헬기 추락으로 순직한 대원과 같이 근무했던 김수영 씨와 통화를 나눴다. 김수영 씨는 잠시 특수구조단을 떠나 일선 소방서에서 근무하다 순직한 동료를 잃은 아픔을 극복하고 작년 특수구조단에 재전입 근무 중이다.

문 대통령은 “동료들을 잃고 다시 복귀하는 일이 어렵지 않느냐”고 물었다. 김수영 씨는 “동료들을 잃고 외상후 스트레스가 있기는 하다”면서도 “하지만 소방관으로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회피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밀양과 제천에서 있었던 화재사건을 거론하면서 “소방관들의 헌신을 국민들도 알고 있다. 앞으로 정부는 소방관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최근까지 해외에 있다가 올해 쌍둥이를 출산해 세 아이의 엄마가 된 김주영 씨, 고등학교 졸업 후 도전한 경영실패를 발판 삼아 블라인드 채용으로 입사한 유슬이 씨와도 통화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김주영 씨와의 통화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외국과 한국의 차이점과 아쉬운 점을 물었습니다. 김 씨는 “호주는 가족 위주의 생활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아빠들의 퇴근시간도 빨라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도 많다. 외출해서도 기저귀를 갈거나 수유를 해야 할 때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면서 “한국은 유모차를 끌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아빠들의 육아휴직을 장려하고, 근무시간을 줄여 일과 가정이 양립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유슬이 씨와의 통화에서는 블라인드 채용의 장점에 대해 물었다. 유씨는 “출신지와 부모의 고향, 대학이름, 자격증 유무 등을 밝히지 않고 시험을 치르다 보니 결과적으로 비수도권, 여성인재가 더 많이 채용되었다”며 “민간기업들도 이 제도를 시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文대통령 “평화올림픽, 평창 이후까지 끌고 갈 수 있도록 노력”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북한 예술단인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에서 남북합동무대의 감동을 선사한 가수 서현 씨와도 통화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가수 서현 씨에게 “남북이 손잡고 공연하는 모습, 포옹하는 모습들이 국민들 더 나아가 전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줬던 것 같다”고 말하며 이번 삼지연 관현악단과 합동 무대에 선 것에 감사를 표했다. 이에 서현 씨는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하게 되어 기뻤다”며 그 날의 감동을 전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시작되었다”며 “평화올림픽이 계속 이어져 평창 이후까지도 그 분위기를 끌고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지역주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공중보건의 임현우 씨와도 전화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거문도 주민들이 공중보건의 임현우씨를 칭찬하는 민원을 보내와 전화하게 되었다”고 격려했다. 임 씨는 “제 역할을 했을 뿐이다. 오히려 현실적 한계 등으로 의료지원을 다 못해 드리는 점이 늘 죄송하다”고 스스로를 낮췄다. 문 대통령은 이에 어려운 상황이지만 헌신적으로 활동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文대통령, 현기영 작가·여성 과학자·청년 상인도 격려

문 대통령은 제주 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고문을 맡고 있는 현기영 작가와도 통화를 나눴다. 현기영 작가는 1978년 4·3의 비극을 그린 소설 ‘순이삼촌’을 발표해 분단과 해방공간에서 벌어진 4·3의 역사를 크게 환기시켰다. 문 대통령은 “곧 4·3의 70주년이 다가온다. 70년대에 ‘순이삼촌’이라는 소설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렸는데 소회가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현 작가는 “4.3은 제주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전국, 전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경력단절 주부라는 유리천장을 깨고 2016·2017 2회 연속 연구성과 세계 1% 연구자로 선정된 과학자 박은정 씨와 창업 초년생으로 명일전통시장에서 창업을 한 청년상인 배민수씨에게 격려전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박은정 씨에게 “연구성과 세계 상위 1% 연구자라고 들었다. 무척 자랑스럽니다”고 격려하면서 연구하는 데 있어 결혼과 출산, 육아 등 어려운 점은 없는지 물었다. 박 씨는 이에 “실험실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기에 가족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가족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과제를 쫓아다니느라 분야를 바꿔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아니라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10년, 20년 꾸준하게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청년상인 배민수 씨와의 통화에서 “이런 전통시장에서 젊은 청년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청년들에게 큰 희망이 되는 것 같다. 전통시장이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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