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애플 컴퓨터와 인텔이 실적 악화 전망을 발표한 뒤 폭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실적이 예상치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너무 많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도 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2일 왜 그렇게 거친 반응이 나왔는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을 제시했다.
1997년 5월 인텔은 유럽의 수요 감소로 인해 매출이 부진해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순이익 전망치를 15% 깎았고 이로 인해 인텔 주가는 그날 7% 하락했다.
그러나 바로 2주전, 인텔은 유럽의 수요 감소가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에는 순이익이 7% 정도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주가는 22% 하락했으며 그 뒤로 9%가 더 빠졌다.
애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1997년 1월에 지금보다 더욱 끔찍한 뉴스를 내놓았다. holiday 시즌에 주요 상품의 매출이 부진했으며, 분기 손실이 사상 최악을 기록할 것이며, 종업원을 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이에 따라 한 애널리스트는 과연 그 정도의 구조조정 계획으로 생존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날 애플의 주가는 18% 하락했다. 반면 지난 금요일에는 애플이 순이익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와 비교해 3분의1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경고, 주가가 50% 이상 폭락해버렸다.
어째서 이처럼 격렬한 반응이 나왔는가. 일반적인 증시여건을 놓고 볼 때, 첫번째로는 경고사인을 보낸 기업들이 유명세를 타는 기업들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3개월간 경고 메시지를 보낸 기업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알코아, 이스트먼 코닥, 맥도널드, 프록터&갬블, 월마트 등 다우지수 30개 종목중 7개가 포함돼 있다.
두번째로 매출 부진이나 수익성 악화가 더 이상 한 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유로화 약세, 유가 상승, 경기 둔화, PC 매출 부진 등은 주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였다.
세번째로는 지난 1년간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한마디로 성층권까지 올라갔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조그마한 뉴스에도 큰 충격을 받는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다른 반응이 나왔던 이유는 기대 때문이기도 하다. 기대감에 따른 고평가와 투기가 조정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UAL을 보면 알 수 있다. UAL은 지난 금요일에 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과 달리 손실을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주가는 겨우 5.3%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애당초 기대를 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놀랄 일이 없었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10월도 별로 좋지는 않아 보인다. 역사적으로도 10월은 9월보다 더 힘든 한 달이었다. 많은 뮤추얼 펀드의 회계연도가 10월31일에 끝나기 때문이다. 이 기간동안 펀드 매니저들은 그동안의 손실을 세금으로 벌충하려고 할 것이다. 올 한 해 동안의 실적이 안좋았기 때문에 손실을 현실화, 세금이나 줄이려는 것이다.
그러나 골드만 삭스의 애비 조셉 코언은 이와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코언은 "지난 봄 이래로 손실을 본 펀드 매니저들은 이익을 본 포지션을 팔아서 손실을 상쇄시키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11월과 12월에 시장으로 다시 되돌아올 것이고, S&P 500 지수는 금요일 종가보다 10% 정도 상승한 채로 올 한해를 끝맺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