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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의 글로벌 사업 부문을 담당해 온 휴고바라 부사장이 다음 달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샤오미의 국제화를 상징하는 얼굴이나 다름 없었던 그는 자신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실리콘밸리로 화려하게 복귀할 예정이다.
바라 부사장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나는 샤오미가 글로벌 시장 확장의 길에서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샤오미의 글로벌 비즈니스는 더 이상 단순한 창고 스타트업 수준이 아니다. 지금이 내가 집으로 돌아갈 알맞은 때”라며 ‘박수칠 때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바라 부사장은 중국 내에서도 샤오미를 가장 큰 스마트폰 업체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그는 샤오미에서 일하면서 소위 ‘착한 가격’의 스마트폰을 선보였고 사용자들의 온라인 커뮤너티를 활성화시켰다. 하지만 오포, 비보, 화웨이 등 중국 경쟁업체들은 샤오미를 모방하며 빠른 속도로 추격, 보다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과 혁신적인 시장 전략을 들고나와 끊임없이 샤오미를 괴롭혔다.
일각에선 바라 부사장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야 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샤오미가 너무 빨리 성장했다. 지난해는 우리가 더 높은 성장을 위해 속도를 늦추고 숨을 고르던 시기”라며 최근 고전하고 있음을 시인하는 한편 올해 매출 1000억위안(한화 약 17조 원) 돌파를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