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용갑 "`보수` 삭제 원희룡빼곤 다 반대"

  • 등록 2012-01-06 오전 11:48:12

    수정 2012-01-06 오후 4:21:58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원조 보수`가 입을 열었다.

김용갑(76·사진) 한나라당 상임고문은 6일 이데일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정강·정책에 `보수` 개념 삭제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해 "DNA를 좌로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원희룡 전 최고위원을 빼고는 찬성하는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새로운 정강·정책에 `유연한 대북정책` 기조를 갖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정강·정책쇄신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종인(72) 비대위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아끼는 사람"이라면서도 "`강도`를 줄이라"고 조언했다.

육사 출신으로 16대 신한국당, 17~18대 한나라당에서 3선을 지낸 김 고문은 노무현 정부 때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운동에 앞장 섰으며, 지난 2008년 1월 정계에서 은퇴했다.

다음은 김 고문과의 일문일답.

-비대위원회에서 `보수` 개념 삭제를 논의하겠다고 하는데 ▲한나라당 사람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다. 비대위원회 안에 몇 사람이 찬성을 하지만 그것보다도 전체 여론이 반대가 훨씬 많다. 국회의원 중에는 원희룡 의원 빼놓고는 찬성하는 사람 없다. `보수`는 한나라당의 간판이다. 보수정당이 무슨 정책을 하든 보수라는 기본 가치 위에서 개혁을 하고 복지를 하고 쇄신을 하고 해야 한다. 기준 자체를 없애버려서는 안된다. 정당은 원칙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한나라당은 보수의 가치, 즉 자유와 시장, 법, 안보 등의 기본 원칙이 있다.

-보수층 이탈이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나? ▲그렇지 않아도 한나라당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사람이 많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보수니까 한나라당을 지지해야겠다, 그런 사람이 많다. 과거의 보수정당이 아니고 복지만 앞세우고, 어디로 갈지 모르고 그때 그때 가겠다는 것은 안된다. 정강·정책에 `보수` 개념이 없어서 국민이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정책, 젊은층이 원하는 정책을 하느냐에 따라서 지지를 받는 것이다. 비대위에서 `보수` 개념을 삭제한다면 한나라당을 지지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박근혜 위원장을 지지할 이유가 없다.

-현역 의원들의 탈당도 예상하는가? ▲그것까지는 앞서 나갈 수 없다. 한나라당 비대위에서 혹여나 결정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전국위원회에서 전국위원들이 절대 수용 안 할 것이다. 왜냐하면 기본 DNA를 좌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좌파 아닙니까.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과도 중복된다.

-비대위에서 `유연한 대북정책`을 논의하겠다고 했는데 ▲김대중·노무현 전 정권은 유연한 것이 아니라 친북정책을 했다. 강력한 대북정책을 유지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개발해서 시험발사를 했다. 유연한 대북정책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북한은 강력한 군사력를 갖고 있어 우리는 안보위험에 언제든지 노출돼 있다. 한나라당이 보수정당으로서 가치를 세우고 강력한 국방력을 우선 확보하고, 북한이 도발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을 전제로 해서 남북관계를 해야한다. 원칙을 무시하고 북한하고 교류하기 위해서 유연하게 한다고 하는데,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발 등 이런 문제에 대해서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냥 유연하게 하겠다고 해서는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과는 차이가 없다.

-김종인 비대위원이 강력히 쇄신을 요구하는데 ▲한나라당은 한두 사람이 좌지우지하면 안된다. 좀더 신중하고 반대세력의 입장도 들어주고 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면서 밀어붙이는 식은 안된다. 1월1일 국립묘지 참배행사에서 만나 `강도를 줄이라`고 한마디 했다. 김종인 위원은 `지금 강도가 높은 게 아니다`고 하더라. 김 위원은 내가 개인적으로 아끼는 사람인데 비대위에서 하는 것을 보니까 걱정스런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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