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기에 대처하는 사모펀드들의 전략은

재정위기로 유럽 M&A시장 `꽁꽁`
일부 사모펀드는 기회 노려..서버러스,유럽계銀 자산매입 나서
  • 등록 2011-09-28 오전 11:00:23

    수정 2011-09-28 오전 11:00:23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유럽 재정위기에 대응해 상반된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다.

유럽 위기로 인해 자금시장 사정이 좋지 않아지면서 대부분의 사모펀드들은 진행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기업 인수·합병(M&A) 딜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지만, 일부 사모펀드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유럽계 은행의 자산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유럽 재정위기를 투자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사모펀드, 유럽 M&A 시장서 `일단후퇴`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유럽계 사모펀드의 기업 M&A 딜이 다수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유럽계 사모펀드의 거래실적은 120억유로로 전분기 대비 33억유로나 급감했다.

올해 2분기와 3분기의 유럽계 사모펀드의 M&A 거래 금액(단위: 억 유로)
유럽 최대 사모펀드인 퍼미라는 최근 TV용 게임을 만드는 올3미디어 매각 작업을 중단했다. 퍼미라가 매각 차익을 남기기 위해선 최소 7억 7000만파운드(120억달러)를 받아야 하는데 시장 상황이 불안하자 인수 희망자들이 이보다 낮은 가격을 인수가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프랑스계 소매 기업 PPR도 최근 카탈로그 사업부 매각을 연기했으며 슈나이더 일렉트릭도 미국 내 센서 사업부 매각을 잠정 미루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올해 말까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10억유로가 넘는 대규모 딜의 경우 향후 몇 달간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계 바클레이즈 사모펀드의 크리스티안 매리어트 디렉터는 "사모펀드들은 시장 상황에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며 "연말까지 몇 개의 딜이 계속 진행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위기는 기회"..美사모펀드 유럽銀 자산 매입

하지만 미국계 사모펀드인 서버러스캐피탈매니지먼트는 유럽 재정위기 상황을 오히려 투자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 최고 경영자(CEO)인 스티븐 페인버그는 뉴욕서 열린 사모펀드 애널리스트 회의에 참석해 "지금은 유럽에 투자하기 매우 좋은 시기"라며 "우리는 이미 유럽에 투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서버러스가 특히 관심을 보이는 것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계 은행의 주요 자산인 `론 포트폴리오( loan portfolio)`다. 유럽계 은행들은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대출 채권 등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페인버그 CEO는 "유럽 재정위기 심화로 유럽계 은행의 자산을 사려는 기업은 많지 않다"며 "그래서 유럽계 은행의 우량한 론 포트폴리오를 합리적 가격에 살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또 "유럽 재정위기 해결이 더디겠지만 결국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며 "이와 같은 유럽 투자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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