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은 `투자꾼`일까 美경제 `구원투수`일까

좀비은행 논쟁 선봉에 선 BoA에 50억弗 투자
美 경제 신뢰 높일 것..기대 만발
  • 등록 2011-08-26 오전 11:08:38

    수정 2011-08-26 오전 11:08:38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세계적 투자자 워렌 버핏은 위기에 빠진 미국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단순히 돈 냄새만을 맡은 것이라기보다 미 경제 살리기를 위한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한 듯한 투자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1% 이상의 큰 낙폭을 기록 중이던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주가가 무려 20% 폭등한 기업이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그 주인공.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50억달러를 투자하고 우선주를 받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BoA는 자본부족 소문에 시달리며 최근 다시 부활한 좀비은행 논쟁의 선봉에 선 은행이다. 매각설에 파산설까지 나돌았다. 주가 역시 주당 6~7달러 선을 맴도는 등 올 들어서만 50% 이상 하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미국 최대은행의 의기는 금융주의 동반 약세를 촉발시켰다. 금융주는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동안 미국 경제를 이끌었던 금융주의 부진은 금융시장 전체를 출렁이게 했다. 벼랑끝에 내몰린 금융주와 미국 경제 앞에 생명줄을 든 버핏이 나타난 것이다.

버핏의 이번 행보는 금융위기 당시를 연상시킨다. 지난 2008년 투자은행들이 자금고갈의 늪에서 허덕일 때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골드만삭스에 50억달러를 투자하며 `흑기사`로 등장했던 인물도 바로 버핏이었다. 죽어가던 골드만삭스는 버핏의 투자를 발판으로 기사회생, 결국 그에게 막대한 수익으로 보답했다. 이번 BoA에 대한 투자가 과거처럼 위기에 처한 금융권에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시켜주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이유다.

무엇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등급강등으로 미국에 대한 전세계적인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큰 손` 버핏의 이번 투자는 `가뭄속의 단비`일 수밖에 없다. 버핏 스스로도 "이번 투자는 BoA와 미국에 대한 신임투표"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버핏의 최근 행보도 그가 미국 경제의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긴밀한 협력은 이를 뒷받침해 주는 가장 대표적인 예다.

오바마 대통령이 버핏과 자주 전화통화 등을 통해 조언을 구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버핏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주장하는 부자 증세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내달에는 오바마 대통령을 위한 정치자금 모금행사도 직접 주최한다.   물론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투자의 귀재`라는 호칭이 붙은 버핏이 미국 경제를 위한다기보다는 이번에도 돈 냄새를 맡고 철저한 계산 하에 움직였다는 것이다.    과거 골드만삭스,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일시적으로 자금난에 처한 기업들에 투자, 이후 수익을 거두는 방식은 그의 대표적인 투자전략 중 하나다. 실제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BoA의 수익창출 능력에 감명받았다"는 투자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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