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IB를 만들자)⑦우리투자證 `준비는 끝났다`

CEO가 투자은행 헤드맡아.."우리야말로 준비된 IB"
경쟁력 강화·고객 확대·운영 선진화·파생상품 확대
중국 시장 공략으로 2010년 `아시아 10대 IB` 목표
  • 등록 2008-11-18 오전 11:30:00

    수정 2008-11-18 오전 11:41:38

[이데일리 박기용기자] 유럽의 대형 투자은행(IB)들은 미국과 달리 모두 상업은행(Commercial Bank)에 기반을 두고 있다. 증권사에 비해 은행이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풍부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겸업 제한으로 제약이 따르는 경우 지주회사 차원에서 계열 증권사에 힘을 실어주는 형태(CIB)가 금융위기 시대 투자은행이 자리매김하는 방법의 하나로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을 위주로 한 모노라인 IB형태의 미국 투자은행들이 하나둘씩 몰락한 터라 더더욱 그렇다. 우리투자증권(005940)의 IB가 그런 모델에 가깝다.

◇ CEO가 투자은행 `헤드`.."우리야말로 준비된 IB"

우리투자증권의 IB 육성은 자본시장통합법이 본격적으로 준비된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됐다. 단지 IB 부문을 강화하는 차원이 아니라 회사 전부가 아예 IB로 거듭나자는 것이 모토다. 한국의 IB를 대표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불과 1년 남짓 앞으로 다가온 오는 2010년 아시아 투자은행 베스트 10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케일이 다르다.

정영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사진)는 "우리 회사 투자은행의 헤드는 IB사업부장인 내가 아니고 CEO"라며 "CEO가 투자은행을 만들어줘야한다는 차원이며 그만큼 우린 스탠스가 다르다고 보면 된다"라고 자신했다.

경쟁사들과 달리 IB부문과 상품 영역(Product Engineering), 판매 영역인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부문의 세 가지로 모든 조직을 바꾸는 것이 기본적 그림이다. 여타 증권사들처럼 브로커리지 하우스 안에서 IB를 강화하거나, 자산관리를 추구하면서 IB를 강화하는 것이 아닌 기본 조직구조를 아예 투자은행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투자증권은 IB의 기반이라 할 트레이딩(Trading, 자기자본투자에 해당) 사업부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우리투자증권은 IB 부문의 수입이 여타 증권사에 비해 높은 12%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수익 기준 상위 8개 증권사가 총수익의 4% 가량을 IB를 통해 벌어들인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2010년엔 이를 2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 자통법 대응 `4종 세트`..경쟁력 강화·고객 확대·운영 선진화·파생상품 확대

우리투자증권은 자통법과 관련해 특히 네 가지 분야의 대응에 주력할 방침이다.

우선 핵심분야인 IB사업과 자기자본투자(PI)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자통법 도입으로 한국에서 본격 활동하게 될 외국계 투자은행과의 역량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둘째는 자산관리 부문에서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자산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우량고객을 중심으로 주식형 수익증권과 ELS 등 전략상품 유치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셋째는 회사 운영체계의 선진화다. 선진 투자은행형 운영체제로 개편을 추진해야할 것이란 판단 하에 업무 지원 시스템의 선진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를 위해 차세대 전산시스템과 신회계시스템을 구축하고, 리스크 관리와 결제시스템, 인사제도 등을 개선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업계 1위인 파생상품 시장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확대시킬 계획이다. 운용 대상과 전략을 다변화하고 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이자율과 외환(FX), 신용(Credit) 등의 파생상품 시장에서 성과를 확대해 간다는 구상이다.

◇ 중국 시장 공략으로 2010년 `아시아 10대 IB` 목표

우리투자증권은 이같은 기본적인 대응 방침 하에 해외 네트워크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싱가포르에 아시아 지역 공략을 위한 IB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싱가포르의 동남아 IB센터는 세계적인 투자은행들로부터 핵심인재를 영입해 한국물 주식의 브로커리지를 비롯한 현지기업 지분과 부실채권(NPL) 투자 같은 자기자본투자를 중점 추진 중이다. 단순한 해외 지사가 아닌 말 그대로 IB센터 역할을 추구한다. 센터장도 임원급으로 뒀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밖에도 해외 IB사업의 시너지 제고를 위해 호치민 사무소와 쿠알라룸푸르 사무소, 자카르타 사무소, 상하이 사무소, 베이징 사무소를 두고 있다. 지난달 8일에는 한국계 인도네시아 기업인 코린도(Korindo) 그룹 계열 증권사 `PT Clemont Securities Indonesia`(CSI)의 지분 60%를 인수하기도 했다.

현재는 2단계 목표시장인 중국에 대한 본격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 싱가포르 OUB센터, 이 건물 54층에 우리투자증권의 IB센터가 위치해 있다
정 대표는 "과거 많은 회사들과 단순한 사업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진 못했다"면서 "필요에 따라, 비즈니스에 따라 오블리게이션(Obligation, 채권·채무 관계)을 갖든지, 지분을 섞든지, 이런 것들을 통해야만 실질적 사업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외 네트워크 강화에 있어 단순한 전략적 제휴를 넘어서는 수준의 제의를 추구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IB시장 진출은 다수의 대안에 대한 소규모 투자를 통해 위험을 줄이는 `리얼 옵션(Real Option)`의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업무영역 확대와 차별화된 시장선점 전략도 요구된다.

이를 위해 우리투자증권은 외국인투자적격자격증(QFII) 라이센스를 신청하고, 상하이 사무소의 역량을 강화해 투자자문사의 설립 및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3월에 설립한 베이징 리서치센터를 통해 시장 분석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에 중국업무 전담 TFT도 설치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중국 이외에도 "지난 수년간 뉴욕에 있는 하우스들, 유럽에 있는 하우스들과 많은 접촉을 해왔다"며 "아직 소기의 성과를 내진 못했지만 다양한 루트로, 단순한 MOU 수준을 넘어서는 전략적 제휴를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금융의 구조조정 문제가 발생하며 경쟁사들의 성장 전략이 보수적으로 바뀐 요즈음이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있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다.

◇ 인력이 `힘`.."차별화된 실적으로 대표 IB 거듭날것"

흔히 IB의 3대 덕목으로 자금력과 네트워크, 인력을 꼽는다. 특히 국내 IB들은 자금력과 네트워크에서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 열위일 수 밖에 없다보니 전문 인력의 육성에 더 공을 들이는 편이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커버리지의 우위를 위해 담당 RM(Relation Manager)들을 산업별로 재편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자문(Advisory)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 인력을 확보하고 조직도 보강했다.

▲ 우리투자증권 여의도 본사
현재 우리투자증권의 IB사업부에는 해외 MBA 16명, CPA 18명, AICPA 2명이 일하고 있다. 법률문제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2명의 변호사를 두는 등, 국내 최고의 IB 하우스다운 인력 구성을 자랑한다.

이와 함께 우리투자증권은 대우조선해양 등의 각종 대형 M&A 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차별화된 트랙 레코드(Track record·실적)를 쌓으며 내부 역량을 강화해가고 있다. 지난해 50억달러(9건)의 M&A 자문 업무를 수행해 국내 증권사 중 1위(외국사 포함 1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대우조선해양 건의 경우 비록 딜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로컬 증권회사로서 인수 주체인 포스코에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외국계 이상으로 경쟁력이 있다는 인정을 받은 만큼, 향후 좋은 클라이언트를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분기(9월말) 기준으로 채권인수 11%, IPO 26%, 유상증자 12%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M&A 리그 테이블에서 국내 증권사 중 1위(M&A 자문 딜 규모 3.2조, 점유율 8.8%)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 대표 IB`로의 도약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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