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호가 1억 `폭등`

`잠실주공5·은마` 저가매물 자취감춰
추격매수세 없어..매수·매도 격차만 커져
  • 등록 2008-11-04 오전 10:49:02

    수정 2008-11-04 오전 10:49:02

[이데일리 김자영기자]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들이 호가 폭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급매물이 쌓인 탓에 지난 주까지만 해도 가격이 급락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재건축 용적률 상향과 소형평형의무비율 완화를 담은 `11·3대책` 발표를 전후해 시장상황은 `확` 달라졌다. 쉽게 눈에 띄던 급매물도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사겠다고 나서는 수요자는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기인한 불확실한 경기 상황 탓에 재건축 시장에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 잠실5단지 115㎡형 1주일새 `9억→10억`

4일 강남·송파구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달들어 호가 상승을 시작한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는 `11·3대책` 발표 직후 다시 한차례 호가가 뛰었다.

급매물수가 20~30개에 이르던 이 단지 112㎡형은 대책 발표 직전 8억6000만원에 거래됐지만 발표 후에는 9억2000만원짜리 매물이 단 하나만 남았다. 115㎡형도 지난 주말 재건축 규제 완화 소식에 5000만원가량 호가가 오른데 이어 발표직후 다시 5000만원 뛰어 현재 매물은 10억원에 나와있다.

잠실동 하나부동산컨설팅 대표는 "매도자들은 서둘러 매물을 거두는 반면 저가 급매물의 매수타이밍을 재고 있던 매수대기자들은 당황하는 상황이 연출됐다"며 "지금은 집을 사겠다고 해도 소개할 물건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단지도 비슷하다. 지난달 말께만 해도 101㎡형 급매물이 7억~8억원대에도 거래됐지만 발표 이후에는 가장 싼 매물 가격이 9억2500만원인 상태. 전체 단지에서 매물도 3~5개만 남았다.

이 단지 앞 투데이플러스부동산 관계자는 "대책 발표 이후 저가 매물들이 모두 종적을 감추면서 급매물 가격이 101㎡형은 9억원대, 112㎡는 11억원대를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개포동 주공1단지 경우 36㎡형이 지난주 5억원에서 5억2000만~5억3000만원선으로 올랐고 42㎡형도 3000만~4000만원 올라 6억4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했다.

◇ 매수세 회생 힘들어..거래 이어질지 의문

그러나 추격 매수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매수대기자들은 `호재 반영 전 가격에 거래가 가능한지`를 물어오고 있지만 오른 가격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개포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문의가 많아졌지만 매도자와 매수자가 각각 바라보는 가격 차가 커 거래는 오히려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매수세가 붙어 실제 거래가 급격히 늘어나거나 당장 가격이 급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차장은 "재건축 사업성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주변 집값이 모두 하락하는 상황이고 경기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예전같이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급히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도 "재건축 규제 완화책은 시장에 호재이긴 하지만 수요 진작책으로 볼 수는 없다"며 "불안한 경기 속에서 죽어 있는 주택 매수세가 당장 살아나긴 쉽지 않다"고 예상했다.

재건축 사업 역시 당장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집값 하락 양상에 따라 당장 재건축사업이 추진이 급진전될 것으로 보긴 어렵다"며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수익성 확보가 확실해 질 여건이 갖춰져야 사업이 진척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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