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적인 뜻을 찾아보면 투자는 '이익을 얻기 위하여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음'이라고 정의돼 있다. 영어로는 인베스트먼트(Investment)라고 부른다.
반면 투기는 '기회를 틈타 큰 이익을 보려고 함. 또는 그 일'이라고 사전은 적고 있다. 영어로는 스페큘레이션(speculation)으로 명명한다.
▲ 도박은 투자일까? 투기일까? | |
소위 '투자' 전문가들이 정의하는 투자와 투기의 차이란 무엇일까? 이들이 내리는 분석도 다양하다.
임종록 증권업협회 상무가 내리는 정의는 간결하다. 임 상무는 자기가 감당할 수 있으면 투자, 감당하지 못하면 투기라고 정의한다. 즉 본인이 감내해야할 리스크를 넘는 수익을 기대하면 그 때부턴 투기라는 설명이다.
물론 이같은 개념정리로 보면 간단해 보일수도 있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엔 여전히 애매한 구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저마다 한계라고 생각하는 수준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 달에 200만원을 벌고 이중 100만원씩 저축하는 사람은 나머지 100만원이 전재산 일 수 있지만, 저축을 하나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200만원 전부가 투자의 밑천일 수 있다. 물론 대출금까지 동원할 수 있고, 그것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다면 '투자금'은 늘어날 수 있다.
▲ 부동산투자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 |
주식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쯤 공감이 갈만한 해석도 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는 해당기업 및 소속 산업에 대한 충분한 자료를 수집하여 읽어 보고 분석해 본 이후 투자유망하다고 판단할 때 하는 것이며 투기는 해당회사및 소속 업종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루머 또는 주식차트 모양만 보고 매매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꾸준한 연구가 뒷받침 되지 않는 매매행위는 결국 투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워렌 버펫의 스승이었던 벤저민 그레이엄 교수(좌측사진)는 1946년에 발간한 저서 '현명한 투자자'를 통해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고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투자란 '원금의 안정성과 적절한 수익성을 철저히 분석한 뒤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을 사는 행위'다.
이에 반해 투기는 '과학적으로 분석하지 않고 막연하게 값이 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주식이나 채권 등을 사는 행위'라 볼 수 있다.
그래서 현명한 투자자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원금을 보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놓고 투자에 나서는 반면, 투기꾼들은 막연한 운에 의존하다 보니 한 번의 실수로 전재산을 날려버리고 만다.
이쯤이면 투자와 투기에는 투자자 스스로 투하할 수 있는 '자본'과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그리고 향후 '수익'간의 3각구도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 또 시간의 '장기성'과 '단기성', 여기에 해당 소재에 대한 꼼꼼한 연구가 뒷받침 됐는지가 관건으로 작용한다.
바야흐로 여기저기서 투자를 권하는 사회다. '재테크'가 직장인 최대의 화두로 자리잡은지 오래인지라 증권사 계좌 하나 없으면, 들어놓은 펀드 하나 없으면 왠지 미개인 취급을 받는 세상이 돼버렸다. 주택청약은 기본이다.
워렌 버펫(우측사진)은 "포커판에서 한 시간이 지나도록 누가 봉인지 모른다면 바로 당신이 봉이다"란 조언을 남겼다.
스스로가 투자자인지 투기꾼인지를 안다는 것이야말로 현명한 투자의 시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