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지영한기자] 오는 5월부터 한국시장에 진출하는 혼다자동차가 단기시장 확대를 위해 `노마진 전략`을 수립, 국내 수입차시장에 대대적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중국공장 양산차량의 국내시판도 고려하고 있어 향후 국내 완성차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혼다자동차는 오는 5월10일경 서울서 어코드(Accord)의 발표회를 갖는데 이어 서울 청담동 혼다 1호 딜러점 오픈과 맞물려 5월말부터 어코드의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다이나믹한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을 갖춘 대형 세단인 어코드는 미국과 유럽에선 베스트셀링카의 지위를 차지할 만큼 시장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혼다는 어코드에 이어 스포츠유틸리티(SUV)인 `CR-V`도 론칭할 예정이다. CR-V는 2400cc 가솔린 엔진의 4륜구동 SUV 타입 자동차로 현재 미국 및 아시아 각국에서 인기가 높은 모델이라고 혼다측은 설명했다. 다만 혼다의 고급브랜드인 아큐라(Acura)는 당분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혼다는 어코드 3000cc V6(6기통)와 2400cc L4(4기통)를 시판키로 하고 특히 단기시장확대를 위한 노마진 전략을 채택해 어코드의 판매가격을 4000만원 미만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혼다측은 어코드의 국내 시판가격을 3.0L V6는 3900만~4000만원대, 2.4L L4는 3400만~3500만원대 전후로 확정할 예정이다. CR-V는 현재 가격이 검토중에 있다.
혼다는 단기적으로 노마진정책을 통해 한국시장의 외형을 최대한 확대한 후 중장기적으론 중국공장 양산차량을 한국시장에 들여오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혼다는 현재 중국 광저우에 연산 5만대 규모의 수출전용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부터는 배기량 1300cc급 소형승용차를 생산해 아시아와 유럽지역에 전량 수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혼다 광저우공장이 규모의 경제를 갖기 위해선 향후 15만~20만대 이상으로 증설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광저우공장 양산차량은 일본으로 역수출되거나 한국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한 "혼다가 노마진 정책으로 초기 시장확대에 성공한 후 중국산 차량까지 한국시장에 들여올 경우 중장기적으로 한국 수입차시장의 지각변동은 물론이고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등 국내 완성차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혼다(대표 후쿠이 다케오·사진)는 지난해 일본시장 판매목표를 100만대까지 끌어올리려 했으나 도요타 닛산을 비롯한 경쟁업체의 선전과 전략모델의 부재 등으로 오히려 작년판매는 전년대비 18%나 감소한 74만대에 그쳤다.
혼다는 이에 따라 올해 일본시장 판매목표를 2003년 목표대비 20만대나 적은 80만대로 대폭 낮췄다. 대신 일본시장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시장의 판매를 전년대비 10.6%증가한 240만대로 올려잡았다. 결국 혼다의 한국시장 진출도 이같은 해외시장 확대전략의 일한이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한국시장 판매목표는 2000대 안팎을 생각하고 있으나 다소 유동적"이라면서 그러나 "내년이후 판매가 본격화하면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어코드와 CR-V의 해외시장 지명도나 노마진정책 등을 감안하면 혼다가 최근 수입차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도요타의 렉서스 점유율을 단숨에 위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럴 경우 국내 수입차시장에선 일본차들이 BMW 등 유럽차의 마켓쉐어를 크게 잠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