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회장의 서산간척지, 주말농장으로 바뀐다

농민소유 토지 90만평, 도시민에 일반 분양키로
  • 등록 2003-07-11 오전 11:06:21

    수정 2003-07-11 오전 11:06:21

[edaily 이진철기자] "현대가 간척한 서산간척지를 주말농장으로 쓰세요" 현대그룹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뚝심의 상징이었던 서산간척지 일부가 수도권 도시민을 위한 주말농장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11일 현대건설 등에 따르면 농업회사 서해안 영농조합(주)은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현대건설(00720)로부터 농민 등이 분양받은 서산간척지땅 980여만평 중 조합소유 90만평의 1차분 30만평을 주말농장식으로 도시민들에게 선착순 분양키로 했다. 영농조합 관계자는 "당시 농민들이 계약금 10%만 내고 나머지 대금은 현대건설과 금융기관에서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분양됐다"며 "이후 이자부담을 느낀 농민들이 조합을 결성해 매각키로 결정했으며 이번이 도시민들에게 첫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농지법은 도시 거주자가 농지를 세대별로 303평 이상을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분양은 300평씩 총 1000개 필지로 나뉘어 공급하게 된다. 평당 분양가는 4만원으로 한 필지당 총 1200만원이며, 소유권 이전후 영농조합이 위탁해 농사를 짓고, 소유자들은 매년 160Kg의 햅쌀을 받게 된다. 또한 5평의 주말농장용 텃밭과 유실수 1주를 비롯해 영농조합이 마련한 월별 각종 농어촌 생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영농조합은 현재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에 올 12월경에 소유권이 완전 이전될 것이라며 투자의 안정성을 위해 계약에서 잔금완납후 등기완료시까지 하나은행과 대산농협에서 분양대금을 관리하고 보증서도 발급한다고 밝혔다. 또한 농지취득자격증명원 발급과 취득세, 등록세 납부 등의 부가 서비스도 대행한다. 한편 현대건설 소유의 서산간척지 628만평은 이르면 올 하반기 경매에 부쳐질 위기를 맞고 있다. 토지공사는 "지난 2000년 11월부터 1년간 현대건설로부터 서산간척지 매각위탁을 받고 건네준 선급금 3450억원 중 지난 4월 만기가 된 미상환금 980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지난달 경매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현대건설 측에서 돈을 상환할 신뢰있는 조치가 없는 한 경매신청을 철회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토지공사가 담보로 보유한 2128만평의 담보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에 상환기간을 1년간 더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산간척지는 총 3100만여평 규모로 현대건설이 지난 79년 매립면허 취득후 공사에 들어가 95년 준공했으며 17년간 시험영농을 실시해 현재의 농지로 변모했다. 특히 유조선을 활용해 물막이를 공사를 하는 등 현대그룹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뚝심의 상징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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