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연초에도 지난 연말 시작된 수출 감소와 무역수지 적자 흐름이 이어졌다. 올해 무역전선에도 경고등이 켜진 모습이다.
관세청은 지난 1~10일 통관기준 수출입 실적을 집계한 결과 수출액이 138억6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0.9% 줄었다고 11일 밝혔다. 수입액은 201억3000만달러로 6.3% 늘며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도 마이너스 62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액이 수치상으론 소폭 감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영업일수(7.5일)가 작년 같은 기간 영업일수(6.5일)보다 하루 많았다는 걸 고려하면 실질적으론 두 자릿수 감소다. 이 기간 하루 평균 수출액은 18억5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4.1% 줄었다. 아직 1월의 3분의 1만 지난 잠정치이기는 하지만 무역수지 적자 폭도 커진 모습이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액(20.4억달러)이 29.5% 줄어든 것을 비롯해 철강(10.0억달러), 정밀기기(3.0억달러), 컴퓨터주변기기(1.9억달러), 가전제품(1.6억달러) 등의 수출액이 두자릿수 이상 줄었다. 석유제품(12.8억달러)와 승용차(12.7억달러) 수출액이 각각 26.9%, 51.7% 늘며 감소 폭을 줄였으나 마이너스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최대 수출 상대국인 대(對)중국 수출액(29.3억달러)이 23.7% 줄었다. 대만(4.3억달러)과 홍콩(3.1억달러) 수출액도 각각 23.0%, 18.0% 줄며 중화권 수출도 부진했다. 미국(22.9억달러)과 유럽연합(14.3억달러) 수출이 각각 17.6%, 21.8% 늘었으나 중국과 중화권 부진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원유·가스 수입액은 소폭 줄었다. 원유는 6.5% 줄어든 21억3000만달러, 가스는 12.9% 줄어든 20억8000만달러였다. 원유·가스 국제시세는 이미 재작년 말부터 오르기 시작해 작년 초에도 고공 행진 중이었고, 최근 가격 상승 흐름이 주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평년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수출 감소와 더불어 무역적자를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중국 수출 감소와 대조적으로 대중국 수입액(48.0억달러)도 16.1%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