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미국 중부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100여 명의 사상자가 나온 가운데 아마존이 물류 노동자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이 비판에 직면했다. 노동자들이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못해 토네이도가 접근 중이라는 경고를 채 인지하지 못해 인명사고로 이어졌단 지적이다.
| 토네이도로 무너져내린 미국 일리노이주 에드워즈빌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 창고. 아래 사진은 붕괴 전 사진.(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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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일리노이주(州) 에드워즈빌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 창고가 무너지면서 최소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노동자의 사망 소식에 가슴이 아프다”라면서 “에드워즈빌의 공무원 및 응급 구조원과 긴밀히 협력하고 그들을 지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구조된 아마존 물류 창고 노동자들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치명적인 기상 악화 등에 대처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사용하길 원한다”라고 전했다. 아마존은 작업 효율성을 이유로 물류 창고 노동자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을 엄금했다. 이를 위해 작업장 입장에 앞서 금속 탐지기 등을 이용한 보안 검사도 시행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토네이도가 허리케인이나 눈보라에 비해 예측이 어렵지만, 기상청은 여전히 토네이도의 경로에 있는 거주자를 위해 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실제로 에드워즈빌 물류 창고가 붕괴되기 약 30분 전에도 토네이도가 지나갈 것이란 경보가 내려졌다.
일리노이주에 있는 또 다른 아마존 물류센터 직원은 “스마트폰은 붕괴된 건물에 갇힌 상황에서 구조대나 가족에게 연락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면서 “이번 사망 사건 이후 아마존에 내 생명을 의존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휴대전화 금지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퇴사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마존은 직원들이 제기한 휴대전화 사용 관련 비판에 대해선 언급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대응하는 인력을 지원하고 피해 지역의 직원을 돕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답했다.
한편, 대규모 자연재해마다 아마존 물류 창고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아마존 창고의 안정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 2018년에 볼티모어에서도 대규모 허리케인으로 아마존 물류 창고 건물이 무너지면서 창고 직원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아마존 관계자는 “아마존 물류 창고는 강한 폭풍과 대량의 폭설에도 견디도록 현지 표준에 맞게 설계됐다”라면서 “토네이도가 발생하기 쉬운 지역의 창고에는 추가적인 보강을 걸친다”라고 안전성 문제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