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현존 최고 사양 D램인 ‘HBM3’를 업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 D램(사진=SK하이닉스) |
|
HBM(High Bandwidth Memory)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이다. 이번 HBM3는 HBM의 4세대 제품이다. HBM은 1세대(HBM)·2세대(HBM2)와 2세대 HBM에서 일부 성능을 개선한 확장 버전인 3세대(HBM2E) 순으로 개발돼 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3세대인 HBM2E D램을 양산한 데 이어, 1년 3개월 만에 HBM3을 내놓으며 시장 주도권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이번 HBM3를 통해 지금까지 나온 HBM D램 중 최고 속도, 최대 용량을 구현한 것은 물론, 품질 수준도 크게 높였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HBM3는 초당 819GB(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5GB짜리 풀HD(FHD)급 영화 163편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전 세대 제품인 HBM2E와 비교하면 속도가 약 78%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 제품에는 오류정정코드(On Die-Error Correction Code)가 내장돼 있다. HBM3는 이 코드를 통해 D램 셀(Cell)에 전달된 데이터의 오류를 스스로 보정할 수 있어 제품의 신뢰성도 크게 높아졌다.
이번 HBM3는 16GB와 24GB 두 가지 용량으로 출시될 계획이다. 특히 24GB는 업계 최대 수준의 용량이다. SK하이닉스 기술진은 24GB를 구현하기 위해 단품 D램 칩을 A4 용지 한 장 두께의 1/3인 약 30마이크로미터(μm, 10-6m) 높이로 갈아낸 후 이 칩 12개를 TSV 기술로 수직 연결해냈다. TSV는 D램 칩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상호연결 기술이다.
업계는 HBM3가 고성능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인공지능(AI)의 완성도를 높이는 머신러닝과 기후변화 해석·신약개발 등에 사용되는 슈퍼컴퓨터에도 적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차선용 SK하이닉스 부사장(D램개발담당)은 “세계 최초로 HBM D램을 출시한 당사는 HBM2E 시장을 선도한 데 이어, 업계 최초로 HBM3 개발에 성공했다”며 “앞으로도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한편, ESG 경영에 부합하는 제품을 공급하여 고객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