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탈북자 “北 공작원, 1990년 청와대서도 일했다”

BBC, 북한 정찰총국 출신 김국성씨 인터뷰 공개
“마약·무기 밀매…김씨일가 사유자금 챙겨”
“北, 0.01%도 바뀐 것 없어…전략대로 갈 뿐”
탈북 배경엔 고위급 잇단 숙청, 신변 위협 느껴
  • 등록 2021-10-11 오후 3:56:22

    수정 2021-10-11 오후 9:19:05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 정보당국 정찰총국에서 근무하다 2014년 한국으로 망명한 고위급 출신 탈북자가 외신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아직도 대규모 간첩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마약과 무기 판매로 외화벌이를 한다고 밝혔다. 이 탈북자는 또 북한에서 보낸 공작원들이 1990년대 초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무사히 귀환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BBC는 11일(현지 시간) ‘김국성’이라는 가명으로 알려진 고위급 탈북자의 인터뷰 내용을 상세히 공개했다. BBC에 따르면 그는 북한이 2009년 창설한 첩보기관 정찰총국에서 5년간 대좌(대령)로 근무했으며 노동당 산하 작전부, 35실, 대외연락부 등 30년 가까이 북한의 정보기관에서 대남공작 업무를 담당했다.

이 매체는 김씨의 신변 안전을 위해 본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신원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김국성씨는 탈북 이후 현재 서울에 거주하면서 국가정보원 산하 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 정보기관 정찰총국 출신 탈북자 김국성(가명)씨(사진=BBC 홈페이지 캡처/뉴시스).
김씨에 따르면 북한에서 자신이 맡았던 업무 중 하나가 남조선의 정치 예속화였다며 대남 대응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직접 대남간첩을 만들고 그것을 통해서 공작 임무를 수행한 것은 여러 건 된다”며 “1990년대 초 북한에서 파견한 직파 공작원들이 청와대에서 5~6년 근무한 뒤 무사히 북한으로 복귀한 사례도 있다”고 했다.

김씨는 이어 “그렇게 파견된 북한 공작원이 남한의 구석구석 중요한 기관들 물론이고 시민사회단체 여러 곳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목표는 한국 정치를 예속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을 앞두고 자신이 ‘강인한 전사’라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 관리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에 따르면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 관리를 암살하기 위한 테러 대책반을 구성하라고 명령했다. 김씨는 “극비리에 황장엽 선생을 테러하기 위한 TF팀이 꾸려졌고, 내가 직접 이 공작을 지휘했다”고도 말했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에 대해서도 “정찰총국 간부들 사이에서는 통상적인 긍지로 알고 있는 문제”라며 “김정은 특별 지시에 의해 공작되고 이행된 군사 성과”라고 했다.

또한 김국성씨는 북한이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 마약과 무기 판매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으며 마약 연구소를 짓고 소형 잠수정 등을 만들어 중동과 내전중인 나라에 팔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에서 마약을 집중적으로 생산한 때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라며 “그때 김정일의 혁명 자금이 바닥을 보이고 있었는데 내가 세 명의 외국인을 북한에 데려와 얼음(필로폰 지칭 은어)을 대량 생산해 달러를 벌었다. 그렇게 번 돈은 김정일에게 상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장기 내전을 치르고 있는 국가들에 주로 무기와 기술을 판매했다”며 “당시 북한 관리가 이란 총참모장을 불러들여 판매할 정도”라고도 언급했다.

김씨는 최근 북한이 한국과 대화 의사를 밝힌 점에 대해서도 시기상조라며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가 재차 인식해야 할 것은 북한은 지금까지 0.01%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전략에 따라 흘러가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특권층이었던 자신이 탈북한 배경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2011년 집권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본인의 숙부인 장성택을 포함해 위협 요소로 여기는 사람들을 숙청하기 시작했다”면서 “신변 위험을 느껴 한국으로 도피를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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