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지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구세군 자선냄비 본부 사무실. 전날 모금한 금액을 계수하던 중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명동 입구에 설치된 자선냄비 모금함에서 1억원권 수표가 담긴 봉투가 나왔기 때문이다. 봉투 안에는 수표와 함께 “저에게 도움을 주시는 모든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고, 아버지의 뜻을 이해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위와 딸들에게 아낌없이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새해에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고 많은 발전이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신월동 주민”이라는 내용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
경기는 꽁꽁 얼어붙은 채 좀처럼 풀릴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온정의 손길은 오히려 더 따듯하다.
28일 구세군 자선냄비 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자선냄비 모금액은 약 22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모금액 20억원보다 10%(2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익명의 고액 기부가 이어지면서 훈훈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구세군 자선냄비 본부 관계자는 “우리 사회가 비록 어렵고 힘들지라도 나눔을 실천하는 분들이 많다”며 “이들의 작은 정성과 나눔이 누군가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기적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구세군 자선냄비뿐 아니라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도 100도를 향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다만 ‘사랑의 온도’는 전년(42.8도)보다 1.3도 낮은 41.5도를 기록 중이다. 이는 내년 1월 말까지의 목표 모금액이 3268억원으로 전년도 목표액 3110억원보다 5%(158억원) 높아진 때문이다. 오랜 경기 침체와 세월호 참사 등의 여파도 예년보다 온도탑 수은주를 더디게 오르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경제가 어려울수록 이웃을 돌아보는 시민들이 많아진다는 점에서 관계자들은 내심 목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사랑의 열매 관계자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기 기부 프로그램의 경우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비정기적인 개인 기부는 경기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며 “특히 연말·연시에는 경기가 안 좋을수록 나눔을 실천하려는 시민이 오히려 늘어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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