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강단에 서는 외국인 교수는 5년 새 3배 이상 늘었다. 현재 재직 중인 외국인 교수는 모두 233명(2012년 4월 기준)으로 2007년 68명의 3.4배에 달한다. 외국인 교수 수는 2008년 95명, 2009년 142명, 2010년 200명, 2011년 242명 등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외국인 교수 규모가 국제화 경쟁력
이 같은 추세는 서울대 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다.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최근 3년간 ‘국가별 외국인 전임교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주요대학의 외국인 교수는 많게는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학별 외국인 교수 수는 ▲경희대학교 133명(2009년 52명)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121명(2009년 105명) ▲성균관대학교 114명(2009년 74명)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109명(2009년 82명) ▲인하대학교 100명(2009년 73명)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92명(2009년 81명)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 91명(2009년 50명) ▲이화여자대학교 72명(2009년 53명) ▲숭실대학교 65명(2009년 38명)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64명(2009년 21명) ▲서강대학교 29명(2009년 9명) ▲아주대학교 28명(2009년 9명) 등이다.
이처럼 대학들이 외국인 교수 ‘모셔오기’에 적극적인 이유는 정부 재정 지원사업이나 각종 대학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다. 서울의 한 대학 교수는 “외국인 교수 규모는 그 대학의 국제화 경쟁력을 보여주는 잣대”라며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2008년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orld Class University)’ 사업을 실시한 것이 대학들의 외국인 교수 영입 경쟁에 기름을 부었다”고 말했다.
WCU는 교과부가 선정한 대학을 중심으로 2008년부터 5년간 총 825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노벨상 수상자 등 해외 석학을 국내 대학 강단에 세워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육성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외국인 교수 자질검증 ‘주먹구구’
아주대학교는 최근 미국인 교수가 학기 중 해외 대학에서 강의한 사실이 알려져 해당 학과 교수들이 반발하는 상황이다. 금융공학과 소속 미국인 C교수는 학교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호주의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UNSW)로 떠나 겸직 논란에 휩싸였다. C교수는 아주대학교와 UNSW에서 이중으로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교수 영입 부작용에 대한 교수들의 우려도 거세다. 서울의 한 대학 교수는 “대학들이 외국인 교수 ‘모셔오기’에 급급한 것이 사실”이라며 “억대에 달하는 외국인 교수 영입 비용에 비춰봤을 때 가르치는 수준이나 기대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임은희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대학들이 각종 평가 지표에서 비교적 쉽게 순위를 올릴 수 있는 항목이 외국인 교수 영입이다 보니 경쟁적으로 ‘묻지마’ 영입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외국인 교수 채용시 사전에 충분히 검증을 거치고 사후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