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카호우카 수력발전소에 대한 테러 공격은 이전에 헤르손 지역의 점령군과 러시아의 선전가들 사이에서 격렬하게 논의된 바 있다”며 “이는 사전에 계획된 것임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외무부는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논의할 때라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공식 요청했다. 또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러시아 테러 문제를 이사회 회의 안건으로 상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외무부는 마지막으로 유럽연합(EU)에 재난 대응 시스템인 ‘시민 보호 메커니즘’을 가동해 달라고 요청했다.
EU 시민 보호 메커니즘은 EU 회원국과 9개 참여국이 재난에 대한 예방, 대비, 대응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유럽과 그 외의 지역에서 발생한 재난이 해당 국가의 대응 능력을 압도할 경우 해당 국가는 이 메커니즘을 통해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외무부는 “우리는 특히 러시아의 미사일 산업과 핵 부문과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광범위한 제재 부과를 긴급히 고려할 것을 주요 7개국(G7)과 EU에 호소한다”고 말했다.
|
우크라이나 고위 외교관 안톤 코리네비치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2014년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친러 반군을 지원했다며 제소한 것과 관련해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열린 이 사건 심리에서 러시아를 테러국이라며 비난했다.
코리네비치는 “러시아는 전장에서 우리를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민간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아 우리를 굴복시키려고 한다”며 “바로 오늘 러시아가 주요 댐을 폭파했다”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민간인 대피와 생태적 피해를 야기하고 있으며,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행동은 테러 국가이자 침략자의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카호우카 댐은 우크라이나 남부를 관통하는 드니프로강에 있는 다목적댐이다. 높이 30m, 길이 3.2㎞에 저수량은 18㎦로 미국 그레이트솔트호에 맞먹고, 한국 충주호가 담은 물(27억5000t)의 6.7배 규모다.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공세로 막 전환하던 시기에 발생한 이번 사건을 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은 댐 폭파 배후로 상대국을 지목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번 사건이 러시아가 침략의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러시아가 선전 신화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했지만 이제는 “우크라이나를 파괴하고, 우크라이나인을 죽이고, 경제와 민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구조를 파괴하는 단계로 나아갔다”고 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비밀파괴공작)로 댐이 파괴됐다고 비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는 이것이 키이우 정권의 명령에 따라 계획되고 실행된 우크라이나 측의 고의적인 사보타주 사건임을 공식적으로 선언한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카호우카 댐에 관한 모든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