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만, 첫 무역협정에 서명…中 "하나의 중국 위반" 강력 반발

美·대만, 1979년 단교후 첫 무역협정 체결
中, 美에 '엄정교섭' 공식 항의…긴장 고조
WP "낮은 단계 협정…中억제 캠페인 일환"
  • 등록 2023-06-02 오전 10:10:12

    수정 2023-06-02 오전 10:13:41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장하는 중국의 반발에도 미국과 대만이 무역협정 체결을 강행했다. 미국과 대만이 공식적인 무역협정을 체결한 것은 1979년 단교 이래 처음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잉그리드 라슨 미 무역대표부(USTR) 잉그리드 라슨 집행이사(앞줄 오른쪽)와 샤오메이친 미국 주재대만경제문화대표부 대표(앞줄 왼쪽)가 단교 이래 미국과 대만의 첫 무역 협정인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대만 이니셔티브’ 1차 협정에 공식 서명했다. 세라 비앙키(뒷줄 오른쪽) USTR 부대표와 등전중(뒷줄 왼쪽) OTN 대표도 서명식에 참석했다. (사진=로이터통신)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등 외신에 따르면 주대만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 재대만협회(AIT)의 잉그리드 라슨 집행이사와 샤오메이친 미국 주재 대만경제문화대표부 대표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대만 이니셔티브에 따른 1차 협정에 서명했다. 이날 서명식에는 세라 비앙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덩전중 대만 경제무역협상판공실(OTN) 대표도 참석했다.

이번 협정은 지난해 6월 미국과 대만이 무역 활성화를 위해 발표한 미·대만 이니셔티브에 따른 첫 협정이다. 또한 1979년 미국과 대만의 단교 이래 처음으로 체결된 공식적인 무역협정이다. 이번 협정에는 세관 검사 간소화, 규제 절차 개선, 부패 방지 대책 수립 등이 담겼다. 다만 대만 측이 요구한 미국 내 대만 반도체 기업의 이중과세 문제는 다루지 않았다.

미국과 대만은 향후 노동, 환경 및 디지털 무역 규칙 분야에서 추가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샘 미셸 미 USTR 대변인은 서명식 후 “중요한 이정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 대만 파트너들에게 감사하며 향후 무역 분야에 대한 추가 협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이번 협정을 확대해 향후 관세 감축 또는 폐지를 골자로 하는 자유무역협정(FTA)까지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정은 FTA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으로, 미국과 대만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보다는 미국과 중국 간 관계에 있어 외교적 파장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중국 외교부는 이번 협정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미국 측에 외교 채널로 전달한 공식 항의를 의미하는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미국과 중국의 국방 회담이 불발된 데 이어 양측 간 긴장감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WP는 이번 협정의 내용과 관련해 “대부분이 합의하기 가장 쉬운 낮은 단계의 협정”이라며 “미국과 대만 간의 상업적 관계를 강화하려는 노력은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광범위한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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