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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서경찰서는 9일 언론브리핑에서 “이경우가 2022년 9월께 (재력가 부부에게) 범행을 제안하고, 재력가 부부의 돈 7000만원을 두 차례에 걸쳐 받아 범행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이 시점에 재력가 부부 황모씨 계좌에서 현금 7000만원이 인출됐으며, 같은 해 10월께 이경우의 부인 계좌에 현금 2000여만원, 1565만원이 각각 수백만원씩 반복해서 입금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경우의 제안에 재력가 부부가 범행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가상화폐 투자 탓인 손실 때문이다. 이날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재력가 부부 유씨와 황씨는 2020년 10월께 피해자를 통해 P코인에 1억원 상당을 투자하고 홍보·마케팅에 관여했다. 하지만, 코인 시세가 하락하자 피해자는 그 책임을 재력가 부부에게 물었다. 또 이경우와 A씨 등 다른 투자자들은 재력가 부부가 투숙한 강남 호텔에 침입해 감금·폭행은 물론 비트코인 4억원 상당을 빼앗는 등 민·형사 사건으로 이어지면서 서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이후 이경우가 유씨 부부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경우는 재력가 부부에게 받은 범행자금 가운데 1320만원을 대학 동창인 황대한(36)에게 주며 A씨 납치·살인을 제안했다. 황대한은 이 돈으로 대포폰을 구입하고 연지호(30)와 20대 이모 씨 등 공범을 모으는 등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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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날 구속된 재력가 부부 중 유모씨에 이어 황모씨에 대해서도 살인 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부부는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경찰은 주범 이경우에게 범행에 사용된 마취제를 제공한 그의 아내 B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혐의로 입건했다. 이로써 이번 사건 피의자는 총 7명으로 늘었다. 앞서 경찰은 이경우 아내가 근무하는 해당 성형외과를 지난 4일 압수수색했다.
앞서 연지호는 이날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3억원을 받기로 했다”고 언급했으나 경찰은 진술서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부인했다. 수서경찰서는 “(연씨 발언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조사과정에서 나온 것은 없다”며 “다만 황대한이 코인을 옮길 때 범행 전에 (피해자가) 20억~30억원이 있다고 생각하고 본인이 5억원 정도 갖고 나머지를 같이 나누려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강남 납치·살해 사건 피의자로 구속된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와 범행에 가담했다가 중도 이탈한 것으로 조사된 공범 20대 C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범행 배경과 동기를 포함한 사건 전모를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6일 형사3부 김수민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총 4명의 검사로 구성된 ‘강남 납치·살해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