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를 보호하고 있는 부산성폭력상담소 이다솔 상담원은 오 전 시장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피해자가 좌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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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담원은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많이 기다렸던 만큼 좌절되는 상황이다. (피해자가)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는데 가해자만 일상으로 돌아가 있는 상황이지 않냐. 구속 수사를 피하고 굉장히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오 전 시장 측에서 말하는 내용도 전혀 주장이 어이가 없는 주장들만 하고 있는데 재청구해서 엄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 측이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가해자들이 너무 흔하게 하는 주장이다. 혐의에 대해서 인정하는 척 하면서 구속을 빠져나가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억하지 못한다, 인지부조화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재판부가 심신미약 상태, 우발적 범행에 대해서 관대하게 보기 때문에 이렇게 얘기하는 거다.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하는 데 우발적 범죄는 없다. 성폭력 범죄는 특히 그렇다. 가해자가 자기를 제압할 만큼 강력해 보이는 사람을 목격자나 CCTV가 수두룩 빽빽 있는 데서 한 게 아니지 않냐. 이건 계획적이라고 봐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상담원은 “피해자가 지금 업무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해자가 워낙 높은 직책에 있던 사람이고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것부터 전관변호사들을 선임해서 구속이 풀려났다고 보인다. 피해자분이 얼마나 두렵겠냐. 재판부에서 기각 결정을 해 나중에 처벌도 가벼워지지 않을까 걱정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법 조현철 형사1단독 부장판사는 2일 검찰이 청구한 오 전 시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조 부장판사는 “범행 장소, 시간, 내용, 피해자와의 관계 등에 비추어 사안은 중하지만 불구속 수사 원칙과 증거가 모두 확보돼 구속 필요성이 없다”면서 “피의자가 범행 내용을 인정, 증거인멸 염려 있다고 보기 어렵고 도망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4월 초 업무 시간 중 “휴대폰으로 페이스북에 로그인하려는 데 안 된다”며 집무실로 여직원을 호출해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