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vs롯데..`부산大戰` 누가 웃을까

[부산=이데일리 유용무기자] 유통강자 신세계(004170)의 부산 입성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부산지역 유통판도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영원한 유통 맞수 롯데와 일전(一戰)이 벌써부터 관심을 끈다.

전국에 25개 백화점을 운영 중인 롯데는 부산지역의 확실한 강자로 통한다. 부산에만 3개(부산본점·동래점·센텀시티점) 점포를 거느리고 있고, 올해말 광복점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이 지역에서만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더구나 부산·경남지역을 연고로 둔 탓에 지역의 맹주(盟主)를 자처한다.

하지만, '루키' 신세계의 등장으로 상황은 180도 달라지는 분위기다. 신세계는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한 메가톤급 백화점 '센텀시티'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내 매출 1조원 달성을 공언한 상태다.

신세계의 예상대로 착착 진행만 된다면 '부산 맹주' 롯데와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우위를 점할 수도 있게 된다.

특히, 신세계 센텀시티가 롯데 센텀시티점(07년12월 오픈)과 불과 10여m 떨어진 거리에 들어서면서 양사간의 자존심 대결도 볼 만하다. 이미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업계에선 이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한다.

신세계 센텀시티의 매장 규모나 입점 브랜드의 격을 놓고 볼때 롯데의 열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세계 센텀시티의 매장 면적은 롯데 센텀시티점에 비해 2~3배 가량 크다. 또 '명품 빅3'로 통하는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을 포함해 모두 44개 명품 브랜드가 즐비해 있다.

하지만 '업계 부동의 1위' 롯데백화점(롯데쇼핑(023530))의 생각은 다르다. 신세계의 입성이 달갑지는 않지만, 수성(守城)만큼은 자신하는 분위기다. 특히 롯데 센텀시티점 외관에 '신세계 오픈을 축하합니다'란 현수막을 내거는 등 맏형으로서의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텃밭 지키기를 위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내달 중으로 에트로·버버리·디올 옴므 등 해외 명품을 추가로 입점시키기로 했으며, 올해 말에는 불가리도 들여올 예정이다.

또 부산지역 점포와의 연계를 통한 공동 마케팅을 펼 계획이다. 각개전투 대신 연합전선 구축을 통해 신세계를 견제하겠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부산 지역민들의 롯데에 대한 충성도도 기대하고 있다.

롯데 안에선 '재주는 신세계가 부리고 돈은 롯데가 가져갈 수 있다'는 희망섞인 전망도 나온다. 부산지역민의 대다수가 롯데멤버스 회원이란 점을 들어 신세계 센텀시티 오픈으로 유동고객이 몰려들면 결국 쇼핑은 롯데에서 할 것이란 예상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터줏대감' 롯데가 아성(牙城)을 지켜낼지, 아니면 '루키' 신세계가 웃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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