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주택법 통과 이후 매수세가 위축된 상황에서 종합부동산세 부과를 앞두고 세금 회피를 위한 급매물이 속출해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로 수익성이 크게 감소한데다 투기지역 내 6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돈줄이 묶이면서 매수세가 사라진 것도 안정세를 이끌고 있다.
◇강동구 2채 중 1채 떨어져
16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 1월 11일 기준 서울지역 6억원 이상 아파트 32만4143가구의 석 달간 시세 추이를 조사한 결과, 전체 가구의 31.9%인 10만3368가구의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건축 기대로 크게 올랐던 이들 지역은 재건축 개발이익환수 등으로 재건축 추진이 힘들어지면서 실망 매물이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에 6월 1일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일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세금 회피 목적의 급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이런 매물은 종부세 부과 기준일 이전인 5월말까지 등기를 완료하는 조건을 달고 시세보다 평균 3000만-4000만원 싼 값에 나오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17평형은 1.11 대책 이전만 해도 호가가 최고 13억원까지 갔으나 현재는 12억원 선으로 떨어졌다. 특히 최근엔 11억8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거래가 됐는데, 5월말까지 잔금납부와 등기를 마치는 조건이다.
현지 공인 관계자는 "17평형의 종부세와 재산세가 올해만 700만원이 넘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집주인이 황급히 싼 값에 팔았다”며 "매물장에 등록되는 매물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종부세 부과 앞두고 세금회피 매물 봇물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도 6월 이전 등기를 전제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34평형의 경우 잇따른 정부 대책으로 최근 11억5000만-11억4000만원으로 주저앉았으나 종부세 회피 목적의 매물은 11억3000만원에 나와 있다.
특히 종부세뿐 아니라 일시적 1가구 2주택 비과세 요건을 맞추기 위한 양도세 절세 매물까지 나오면서 31평형의 경우 급매물 가격이 9억5000만원까지 나왔다.
이밖에 송파구 문정동 훼밀리아파트 56평형은 연초 16억5000만원을 호가했지만 현재는 15억원 안팎까지 떨어졌고, 대치동 개포우성 1차 65평형은 현재는 33억원으로 연초보다 3억원이상 하락했다.
채훈식 부동산써브 팀장은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매수세가 사라진 상태에서 종부세, 양도세 중과 등이 겹쳐 6억원 초과 아파트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보유세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고가아파트를 팔려는 사람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