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브린의 서울Insight)이찬의 빈 의자

  • 등록 2007-01-09 오후 12:20:00

    수정 2007-01-09 오후 12:20:00

[이데일리 마이클브린 칼럼니스트] 결혼한지 12일만에 파경에 이른 탤런트 이찬, 이민영 부부의 이혼소식으로 가정 폭력 문제가 사람들 사이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유명인들의 가십일 뿐 아니라 누구나 어느 정도 만연해 있다고 여겨지는 가정 폭력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예기치 못한 비극은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든다. 이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아기이다. 유산을 한 이민영을 생각하기에 앞서 생명을 잃은 아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태어나기도 전에 자궁 안에서 살해당한 이 아기를 세상은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분노가 가라앉은 이찬 부부, 그들의 식탁엔 언제나 빈 의자가 덩그러니 남아있게 되었다.

두 번째 희생자는 이민영이다. 코가 부러지고 유산을 했다. 누구의 책임인지는 분명하다. 이찬이 아내를 때리고 아마도 발로 찼을 것이다. 매우 심하게.

이찬은 이민영을 손바닥으로만 때리고 자신도 맞았다고 주장했다. 복부를 발로 찼다는 것은 강력하게 부인했다.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아니 오히려 그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분노와 도덕적 혼란은 기억을 흐리는 법이다.

이 사태의 바탕에는 한국사회의 문제를 비춰주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먼저는 젊은 남성이 여성들에 대해 느끼는 분노이다.

언론에 따르면 이민영은 4억원의 전셋집 밖에 얻지 못했냐며 남편 이찬의 무능력을 불평했다고 한다. 만약 폭력사태에까지 이르지 않았다는 전제 아래, 누군가 이 같은 잔소리를 했다면 남자들은 “그런 여자는 한대 맞아야 정신 차려”라고 말했을 것이다.

여기 남성들을 위한 질문이 있다.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30세의 여성이 10억원 아파트가 없다고 불평을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그런 사람은 나와 인연을 맺을만한 사람이 아니다. 따라서 인연을 맺지 말라"이지 "화난만큼 폭력으로 죽기 직전까지 패라"가 아니다. 사랑보다 재산이나 사회적 위치를 더 따지는 여성이라면 평생 결코 만족을 못한다.

우리 때는 그런 여자를 `골드 디거(gold digger, 돈을 목적으로 하는 구혼자)`라고 불렀다. 물론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하지만 도시의 젊은 중산층 남성들이 자기가 아는 여자들 모두가 `부잣집 암캐`거나 `된장녀`라고 생각하는 데는 어쩔 도리가 없다.

고용시장과 주택가격을 놓고 볼 때, 여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는 도저히 역부족인 것이다. 남자들은 부모에게나 의존하는 무능력한 사내처럼 스스로 느낄 수 밖에 없다.

두 번째 문제는 폭력이다. 이찬은 분명 화가 나서 성질을 터뜨렸다.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우린 모두 화를 낸다. 불가의 승려들도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그 분노가 도를 넘어, 물리적인 폭력조차 정당하다고 스스로 합리화하는 데서 발생한다.

한국사회의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발생한다. 한국인들은 어려서부터 폭력에 관대한 분위기 속에서 자라왔다.

하지만 폭력은 옳지 않다. 이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일 수 있다. 한국인 아내와 결혼한 외국인 중 한 친구가 결혼생활의 문제를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의 아내는 등을 한대 세게 맞아야 비로소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이고 폭력적인 말다툼을 그친다고 했다. 평소 온화한 매너의 이 남자는 마치 자신의 경험이 문화적인 통찰인양 다른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고, 한국인 아내를 둔 또 다른 외국인들은 고개를 끄떡이며 경청한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나는 매우 혼란스럽다. 왜 주먹에만 반응하는 여자와 한평생을 살고 싶을까.

문명화된 사회의 법칙은 매우 간단하다. 여자가 무기를 들이밀어 남자가 자신의 신체와 주변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남자는 결코 결단코 절대 어떤 최악의 상황에서도 아내를 때려서는 안된다.

마찬가지로 여자 역시 남편을 때려서는 안되고, 부모는 아이를, 교사는 학생을, 장교는 생도를, 고용주는 고용인을 결코 때려서는 안된다. 폭력배와 정신병자들만이 폭력을 행사한다. 사회는 이들을 감옥과 정신병원에 격리해 시민을 보호해야 한다.

문명사회에서는 회초리가 아닌 다른 수단으로 기강을 세운다. 신체적 위협이 아닌 설득의 전략으로, 주먹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다른 어떤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마이클 브린(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즈 컨설턴츠 대표이사)

<영어원문>

The very public break up of actors Lee Chan and Lee Min-young, just 12 days after their wedding last month, has put the spotlight on the widespread problem of domestic violence in Korea.

Everyone is talking about this story, not because it’s about celebrities, but because it concerns a really serious issue that touches everyone at some level in this society.

This case is notable because it led to unforeseen tragedy. Instead of talking in terms of the mother’s “miscarriage,” we would do well to pause and reflect that the main victim was the baby. The world will never know this person, killed in the womb because of an argument between its parents. We should have some sympathy for the Lees, now that their anger has subsided, because there will forever be an empty chair at their table.

The secondary victim was the mother, who, as everyone knows, suffered a broken nose along with the miscarriage. It is not difficult to assign blame. It is obvious that Mr. Lee beat his wife, and possibly kicked her, very badly.

In his defense, he admitted “slapping” her, but claimed she also slapped him. He completely denied kicking her in the stomach. His version may be a pure lie. But it is more likely that he doesn’t remember exactly what happened. Fury and moral confusion have a way of killing recollection.

There are two aspects to this situation that reflect broader social issues in Korea. The first is anger that young men feel towards women. According to media reports, Mrs. Lee complained about her husband’s inability to afford more than a 400 million won deposit on a house. If the outcome hadn’t been so bad, men hearing only this part of the story might mutter to themselves, “Slap her one for me.”

Question for men: What kind of 30-year-old woman starting off married life whines because she’s not yet got her million dollar apartment? Answer: The kind you avoid. Why? Because, if she places material wealth and social status over love for you, she will never be satisfied.

When I was growing up, we had a word for such girls - “gold-diggers.” They were not very common. But, a young middle class urban Korean man can be forgiven for feeling that all the women he knows are either rich bitches or dwoenjangnyo. Given the job market and house prices, he may feel helpless to meet their needs without relying, like a useless idiot, on his parents’ charity.

The second problem is violence. Mr. Lee clearly got angry and lost his temper. Of itself, that is not a problem. We all get angry sometimes. Even Buddhist monks. The problem is when that anger convinces the conscience that physical assault is acceptable.

And this is where we come across a real problem in Korea. People in this country are taught from an early age that physical assault of other people is acceptable.

It isn’t. Now this may be a hard lesson. Among the many western people I know with Korean wives, one claims that his “problems” with his wife who would get irrational, emotional and violent ended when he hit her back hard enough to make the point. This otherwise mild-mannered man shared his experience as if it were a cultural insight and other western husbands of Korean wives nodded in understanding.

But their acceptance of this puzzles me. Why would you want to spend your life with someone who only responds to the fist?

In the civilized world, the rules are quite simple: a man should never, ever, even under the worst provocation, hit his wife, unless she’s coming at him with a weapon and he needs to defend himself or others. Similarly, a woman should never hit her husband, a parent should never strike a child, a teacher should never hit a student, an officer should never hit a cadet, and an employer should never hit an employee. That leaves only gangsters and psychos, and society has prisons and mental hospitals to protect its citizens against them.

In the civilized world, people employ other means of discipline than the cane, other strategies of persuasion than physical fear, and other ways to express emotion than the fist. Anything less is unacceptable.

By Michael Breen (The president of Insight Communications Consult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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