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내 수용시설 확장·보강…필요시 3국도 검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이하 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간에서 피난 온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자국 내 미군 기지를 확충하거나 제3국에 있는 미군 기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아프간과 비교적 가까운 피난민 수용 기지들이 급속하게 과밀화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슬람 무장조직인 탈레반이 미국측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아프간 전역을 장악하면서 피난민을 대피시키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 부족했던 탓이다.
우선 바이든 정부는 민간예비항공운항(CRAF)을 적용해 최대 5개 항공사에 약 20대의 상업용 항공기를 아프간에 투입하도록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현재 카타르·바레인·독일 미군기지에 발이 묶인 수천명의 아프간인 등을 빠르게 미국과 제3국으로 실어나르기 위해서다.
주한미군기지가 피난민 수용처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이 다음 단계다. 아프간 피난민들은 미국 내 군기지에 우선적으로 수용되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제3국의 미군기지에 머물게 될 가능성이 있다.
WSJ는 당국자를 인용해 “미 국방부가 자국내에서는 △버지니아주 포트 피켓 △인디애나주 캠프 애터베리 △캘리포니아주 캠프 헌터 리겟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밖에 일본, 한국, 독일, 코소보, 바레인, 이탈리아에 있는 미군 기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
바이든 “미국인·협력 현지인 모두 대피시킬 것”
탈레반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입장과는 달리 공포 통치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면서 피난민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피난민들이 몰려들고 있는 카불 공항에는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공습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프간 피난민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아프간 피난민들이 대거 넘어오는 것에 대한 주변국들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유럽으로 가는 관문’인 그리스는 터키와의 국경에 40km(25마일)의 장벽과 감시 시스템을 설치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아프간 피난민을 받아주기로 한 나라는 미국을 제외하고 캐나다·멕시코·르완다·우크라이나 등 12개국이며, 바레인·독일·터키 등 14개국은 잠시 입국해 있을 환승장소를 제공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리는 집으로 돌아오길 원하는 미국인을 집으로 데려다 줄 것”이라며, 미국을 지원한 모든 아프간인을 대피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